[불교]숫타니파타 첫번째, 처음의 장 - 2. 소치는 사람
불교말씀/숫타니파타 2014. 7. 22. 13:55 |2. 소치는 사람
소치는 사람 다니야가 말했다:
밥도 이미 다 지었고 우유도 짜 놓았다.
마히 강(큰 강) 언덕 부근에서
나는 내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지붕도 이었고, 불도 이미 지펴 놓았다.
하늘이여, 비를 내리고 싶거든 내려라.
스승(부처)이 답했다:
나는 분노와 고집으로부터 해방되었다.
마히 강 언덕 부근에서
나는 하룻밤 길손이 되었다.
나의 조그만 집(몸)은 잇지 않았고,
욕정의 불은 이미 꺼졌다.
하늘이여, 비를 내리고 싶거든 내려라.
* 길손: 먼길을 가는 나그네
소치는 사람 다니야가 말했다:
모기도 없고, 파리도 전혀 없으며,
풀이 무성한 들녘에서는
소들만 한가로이 노닐고 있다.
비가 내려도 그들은 능히 참고 견딜 수 있으니
하늘이여, 비를 내리고 싶거든 내려라.
스승이 답했다:
내 뗏목은 잘 만들어졌다.
욕망의 급류를 지나 나는 이미
저 니르바나(열반)의 언덕에 이르렀다.
그러므로 뗏목은 더 이상 필요치 않으니
하늘이여, 비를 내리고 싶거든 내려라.
소치는 사람 다니야가 말했다:
내 아내는 겸손하며 허영심이 없다.
오랫동안 같이 살아왔지만
한 번도 내 뜻을 거스르지 않았다.
아내에게는 어떤 나쁜 소문도 들리지 않으니
하늘이여, 비를 내리고 싶거든 내려라.
스승이 답했다:
내 마음은 겸손하며 탐욕이 없다.
오랫동안 갈고 닦았으므로 아주 잘 정돈되었다.
나에게는 이제 어떤 악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늘이여, 비를 내리고 싶거든 내려라.
소치는 사람 다니야가 말했다:
나는 나 자신의 노력으로 살아가고 이다.
자식들은 모두 나와 함께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그들에 관한 어떤 나쁜 소문도 들리지 않으니
하늘이여, 비를 내리고 싶거든 내려라.
스승이 답했다:
나는 결코 하인을 고용하지 않는다.
나는 나 자신이 얻은 것만으로
넉넉히 이 세상을 방랑한다.
나는 또 어느 누구에게도 고용될 필요가 없으니
하늘이여, 비를 내리고 싶거든 내려라.
소치는 사람 다니야가 말했다:
나에게는 갓 태어난 송아지도 있고,
젖을 짤 수 있는 암소도 있다.
새끼 밴 암소도 있고,
발정기에 접어든 암소도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소들의 대장인 황소도 있으니
하늘이여, 비를 내리고 싶거든 내려라.
스승이 답했다:
나에게는 송아지도 없고,
젖을 짤 수 있는 암소도 없다.
새끼 밴 암소도 없고,
발정기에 접어든 암소도 없다.
그리고 이 모든 소들의 대장인 황소도 없으니
하늘이여, 비를 내리고 싶거든 내려라.
소치는 사람 다니야가 말했다:
말뚝은 깊에 박혀 흔들리지 않는다.
고삐줄은 튼튼해서 소가 능히 이를 끊지 못하니
하늘이여, 비를 내리고 싶거든 내려라.
스승이 답했다:
성난 황소와 같이 나는 고삐줄을 끊는다.
냄새나는 덩굴풀을 코끼리처럼 짓밟으며
나는 두 번 다시
인간의 모태 속으로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하늘이여, 비를 내리고 싶거든 내려라.
그때 갑자기 큰 비가 내려
땅과 바다는 모두 물에 잠겼다.
하늘이 비를 내리는 것을 보고 다니야가 말했다.
다니야:
우리는 당신에게서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지혜의 눈을 가지신 이여,
우리는 당신에게 귀의합니다.
이때 마라(악마)는 이렇게 말했다:
자녀가 있는 사람은 자녀에 대해서 기뻐하고
소를 가진 사람은 소가 있는 것을 기뻐한다.
이런 물질적인 집착이야말로
인간의 기쁨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런 것이 없는 사람에게는 기쁨도
있을 수 없다.
스승이 답했다:
자녀를 가진 사람은 자녀 때문에 걱정하고,
소를 가진 사람은 소 때문에 걱정한다.
인간의 근심 걱정은
이런 집착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나니
집착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근심도 걱정도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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