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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2.13 법구경 제25장 수행장

360. 눈을 절제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귀를 절제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코를 절제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혀를 절제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361. 몸을 절제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말을 절제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생각을 절제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모든 것을 절제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이런 식으로

모든 것을 잘 절제하게 되면

그는 이 모든 고뇌에서 벗어난다.



362.  손이 잘 절제되어 있는 사람, 

발이 잘 절제되어 있는 사람, 

말이 잘 절제되어 있는 사람, 

그리하여

자기 자신이 잘 절제되어 있는 사람, 

그는 내적인 평온이 이르렀나니

외로이 혼자가 되어

바람같이 물같이 살아가고 있는 그를

진정한 수행자라 부른다. 



363. 잘 절제되어 있는 수행자의 말은

조용하지만

그러나 거기 지혜가 빛난다. 

진리를 가르치고 있는 그의 말은

봄바람처럼

듣는 이의 가슴으로 스민다. *


* 절제력이 있다는 것은 더없는 행운이다. 그러나 절제력을 얻기 위해서 한번쯤은 저 방종과 무절제의 비바람 속을 지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절망의 늪을 건너가지 않으면 안 된다. 



364. 언제 어디서나 진리 속에

그 진리의 기쁨 속에 살고 있는 이는, 

언제 어디서나 진리를,

진리의 그 깊은 뜻을 관찰하고 있는 이는

저 진리로부터 결코 벗어나지 않는다. 



365. 보잘것 없는 물건을 받더라도

그 준 사람의 성의를 얕잡아보지 말라. 

그리고

다른 사람이 선물받은 물건에 대하여

시샘하는 마음을 갖지 말라. 

수행자에게

아직도 질투심이 남아 있다면

그는 저 니르바나에 이를 수 없다. 



366. 보잘것 없는 물건을 받더라도

주는 사람의 성의를

얕잡아보지 않는다면

저 하늘의 신들조차 그를 찬양하나니

그는, 부지런히 나아가고 있는 그는

마침내 저 니르바나에 이를 것이다. *


* 365와 366의 시구는 제발달다(devadatta)가 수도원에 가서 대접을 잘 받고 돌아온 비구에게 들려준 부처님의 교훈이다. 제바달다는 당시 불교수행자 혁신세력의 우두머리였다.

여기 이 시에서의 주제는 다음의 두 가지이다. 

첫째, 시주받은 물건은 그 가치를 논하지 말고 감사한 마음을 가질 것. 

둘째, 다른 수행자가 값비싼 시주물을 받더라도 시샘하지 말 것. 

이로 미뤄봐서 당시의 수행자들 사이에서도 이미 물질의 오혐화 현상이 나타났던 것 같다. 값싼 물건을 받으면 싫어하고 값비싼 물건을 받으면 기뻐하는 세속적인 버릇이 싹트기 시작했던 것 같다. 



367. 이름과 형태에 대해서

'내 것'이라는

이 소유의 개념이 없는 사람, 

가진 것이 없어도

전혀 비탄해 하지 않는 사람, 

그는 진정한 수행자이다. 


* 명칭과 형태

명칭(nama): 정신적인 측면. 즉 정신의 영역을 말한다. 

형태(rupa): 물질적인 측면. 즉 물질의 영역을 말한다. 



368. 자비심으로 가득 차서

깨달은 이(부처)의 가르침대로

그렇게 살아가려 애쓰고 있는 사람, 

그는 고뇌의 끝인 

저 니르바나를 향하여 가고 있다. 



369. 수행자여, 

어서 '배에 고인 물'*을 퍼내라. 

물을 퍼내게 되면 이제

이 배는 신속하게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탐욕과 증오가 텅 비게 되면

그대는 비로소

저 니르바나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 배: 개인적 존재(attabhava). 즉 살아 있는 인간 개개인을 말한다. 

물: 잘못된 생각인 관념들(micchavitakka). 즉 있는 그대로 감지하지 못하고 편협된 자기 자신의 선입관을 통해서 사물이나 어떤 상황을 파악하려는 태도. 



370. 첫번째, 다싯 가지를 끊고

두번째, 다섯 가지를 버려라. 

세번째, 다섯 가지를 수행하고

네번째, 다섯 가지를 뛰어넘은 사람은

저 삶과 죽음의 거센 물결을

이미 건너간 사람이다. *


* 첫번째, 다섯 가지: 욕망의 차원에 속하는 다섯 가지 번뇌. 즉 1.탐욕 2.분노 3.이기심 4.그릇된 종교행활 5.의심

두번째, 다섯 가지: 형태와 의식의 차원에 속하는 다섯 가지 번뇌. 즉 1.육체에 대한 욕망 2.사고와 의식에 대한 욕망 3.자만심 4.초조와 불안 5.무지

세번째, 다섯 가지: 깨달음을 얻는 데 필요한 다섯 가지. 즉 1.신념 2.지구력 3.사고력 4.집중력 5.직관적인 투시력

네번째, 다섯 가지: 집착을 유발시키는 다섯 가지. 즉 1.욕정 2.분노 3.어리석음 4.교만심 5.잘못된 선입견



371. 명상에 열중하라. 방종하지 말라. 

그대 마음을

탐욕 쪽으로 흐르지 못하게 하라. 

탐욕을 향해 치닫게 되면

그 갚음으로

불이 벌건 쇠구슬을 삼키게 되나니 *

그 구슬들을 삼키면서

"이것은 고통이다"라고

부르짖어서는 안 된다. 


* 탐욕이 많은 자에게 일어나는 지옥의 고통 현상을 말한다. 



372. 지혜가 없는 곳에는 명상이 없고

명상이 없는 곳에

지혜는 그 빛을 발하지 못하나니

지혜와 명상을 모두 갖춘 이는

저 니르바나에 가까워졌다. *


* 이렇듯 지혜와 명상은 언제나 같이 붙어다니는 것이다. 지혜로운 이는 명상의 길을 가는 자요, 명상의 길을 가는 이는 지혜로운 자다. 지혜는 명상을 통해서 빛을 발하고, 명상은 지혜를 통해서 견고해진다. 고려시대의 선승 지눌은 지혜와 명상의 상호보충적인 이 관계를 일러 '정혜쌍수'라고 했다. 아주 멋진 말이다. 



373. 한가하고 지극한 곳에 머물라. 

그러면 수행자는 마음의 평화를 얻고

하늘의 즐거움을 맛보게 될 것이며

저 진리의 깊은 뜻을 깨닫게 될 것이다. 



374. 이 육체의 구성요소*에 대한

그 시작과 진행과 종말을

깊이 통찰하고 있는 사람, 

그는 니르바나 속에서

저 영원한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다. 


* 사대: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네 가지 원소. '대'란 '원소'란 뜻이다. 흙, 물, 불, 바람



375. 감각 속에서의 자기 절제, 

만족할 줄 아는 지혜, 

계율을 지킴, 

그리고 영혼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하여

부지런히 노력하는 벗과의 사귐, 

이런 것들이야말로

수행자의 생활에 들어선 사람이

처음에 해야 할 일들이다. 



376. 자비심을 가져라. 

그대에게 주어진 의무를 다하라. 

그러면 이제 그 기쁨의 절정에서

그대는 저 고뇌의 끝을 보게 된다. 



377. 마른 꽃잎 지고 있는 저 쟈스민처럼

이 탐욕과 증오심으로 하여금

영원히 떨어져 나가게 하라. *


* 탐욕과 증오심을 억지로 잡아떼려 하지 말라. 오히려 거기 부작용이 따른다. 대신 탐욕과 증오심으로 하여금 저절로 떨어져 나가게 하라. 마른 꽃잎 떨어지듯 그렇게 떨어져 나가게 하라. 그러기 위해서 지금은 알아야 한다. 탐욕이, 탐욕의 정체가, 증오가, 증오심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378. 몸과 말과 마음이 안정될 때

이 세상의 갖가지 유혹을 물리쳤을 때

그리고 그대 자신이

그대 자신의 스승이 될 때

그때 우리는 비로소

그를 수행자라 부른다. *


* 그대 자신이 그대 자신의 스승이 될 때 그대는 모든 사람의 스승이 될 수 있다. 모든 사람은 그대의 스승이 될 수 있다. 스승이 될 수 있는 것도 하나의 경지이지만 그러나 제자가 될 수 있는 것 또한 하나의 경지다. 



379. 그대 스스로 그대 자신을 일으켜라. 

그대 스스로 그대 자신을 점검하라. 

그대 스스로 그대 자신을 보호하며

저 니르바나의 기쁨을 향하여

나아가거라. *


* 모든 것이 나에게서 떠나가도 나에게 남아 있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그러므로 그대여, 그대 자신을 소중하게 여겨라. 그러나 아집에 사로잡히지는 말라. 



380. 그대의 스승은 그대 자신이요

그대 자신이 바로 

그대 자신의 피난처이니

저 마부가 말을 길들이듯

그대는 그대 자신을 길들여야 한다. 



381. 깨달은 이의 가르침 속에서

기쁨과 신념으로 가득 차 있는가. 

그대 젊은 수행자여

덧없는 이 시간을 넘어, 세월을 넘어, 

그대는 이제 머지않아

니르바나, 

저 영원한 기쁨을 맛보게 된다. 



382. 오직 한마음으로

깨달은 이의 가르침을 따르는

그대 젊은 수행자여

그대는 이 세상을 밝게 비추리

구름을 헤치고 나오는 저 둥근 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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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노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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