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쾌락에만 취하여 안주해 있지 말고

그 마음이 어디에도 붙잡히는 일 없이

지나친 치장은 삼가고 진실만을 말하면서

저 광야를 가고 있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혼자 가거라. 


아내(또는 남편)와 자식, 

그리고 부모도, 친척마저도, 재산마저도

이 모든 것에 대한 집착마저도 모두 버리고

저 광야를 가고 있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혼자 가거라. 


'이것은 집착이다. 

여기는 즐거움은 적고 고뇌가 많다. 

이것은 고기를 낚는 낚시밥이다.'

지혜로운 이는 이렇게 알고

저 광야를 가고 있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혼자 가거라. 


물 속의 고기가 그물을 뚫고 나오듯

불이 다 타버린 재는 다시 불붙지 않듯

이 모든 번뇌의 결박을 끊어 버리고

저 광야를 가고 있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혼자 가거라. 


눈은 언제나 밑을 보며

조금도 곁눈질하지 말고

이 모든 감각의 문을 굳게 지켜야 한다. 

마음을 잘 보호하여 번뇌의 흙탕물을 일게하지 말 것이며

욕망의 불이 더 이상 타오르지 못하게

저 광야를 가고 있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혼자 가거라. 


잎이 다 져버린 저 나무처럼

세속의 표시를 모두 떼버리고

남루한 구도자의 옷을 입은 채

저 광야를 가고 있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혼자 가거라


맛좋은 음식만을 탐하지 말고

굳이 좋아하는 것만을 골라 취하려 하지도 말라. 

다른 사람을 부양할 의무조차도 필요 없으니

문전마다 밥을 빌며

거주처에 대한 애착을 끊어 버리고

저 광야를 가고 있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혼자 가거라. 


쾌락과 고통을 버려라. 

기쁨과 근심도 버려라. 

그리고 맑고 편안하고 순수한 마음만으로

저 광야를 가고 있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혼자 가거라. 


최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라. 

조금도 겁내지 말고 부지런히 나아가라. 

체력과 지혜를 두루 갖추며

저 광야를 가고 있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혼자 가거라. 


때때로 홀로 앉아 명상을 하며

이 모든 것을 이치에 맞게 행하라. 

생존 속에는 근심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저 광야를 가고 있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혼자 가거라. 


니르바나, 저 언덕을 향하여

게으름을 피우지 말고 민첩하게 나아가라. 

부지런히 배우며, 마음을 가다듬고

진리를 깨닫고자 노력하면서

저 광야를 가고 있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혼자 가거라. 


큰 소리에도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물에 젖지 않는 연꽃과 같이

저 광야를 가고 있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혼자 가거라. 


이빨이 강한 사자가 못 짐승을 제압하고

능히 정글의 왕으로 군림하듯

궁핍하고 외딴 곳에 거처를 마련하고

저 광야를 가고 있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혼자 가거라. 


사랑과 연민, 기쁨과 평정과 해탈을 때때로 익히고

이 세상을 아주 등지는 일도 없이

저 광야를 가고 있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혼자 가거라.


탐욕과 증오와 어리석음, 

그리고 뒤얽힌 번뇌와 매듭을 끊어 버려라. 

목숨을 잃더라도 절대로 두려워하지 말고

저 광야를 가고 있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혼자 가거라. 

* 사랑(metta):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안락을 얻기를 원하는 마음

연민(karuna):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고뇌와 슬픔을 같이 가슴아파하며, 그 고뇌와 불행으로부터 벗어나기를 원하는 마음. 

기쁨(mudita):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이익되고 안락하게 살아감을 기뻐하며, 그 이익과 안락으로부터 떠나지 않기를 원하는 마음. 

평정(upekha):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제각각 자기의 분수대로 살아감으로써 고통과 환락, 불쾌함과 유쾌함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것. 

해탈(vimutti): 자기 자신의 편협적인 감정과 사고로부터 자유롭게 되는 것. 


사람들은 자기의 이익을 위해 남을 사귀며 남을 돕는다. 

또 이익관계를 떠나서 친구를 얻기란 참 어렵다. 

인간이란 원래 자기 이익만을 생각하며

그렇게 순수하지도 않다는 것을 알고

저 광야를 가고 있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혼자 가거라.  


Posted by 파노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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