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문은 사찰에 들어가면서 최초로 통과하는 문으로 가깝게는 사찰에서 100미터쯤 전방에 있지만 큰 절의 경우는 본 건물에서 보통 500미터나 1킬로미터쯤 전방의 좋은 위치에 세웁니다. 기둥이 양 쪽에 한 개씩만 있다고 '일주문'이라고 하는데 마음을 하나로 통일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심으로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이지요. 

일주문은 대체로 웅장합니다. 위치와 경관도 가능한 좋은 곳에 세워 일주문의 크기와 양식만 봐도 사찰의 규모와 고승의 법력, 역사와 전통, 분위기 등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일주문에 들어서면 가능한 잡담이나 잡념을 없애고 걸을걸이와 행동거지도 경건해야 합니다. 여기서부터가 사찰 경내에 속할 뿐더러 이 문을 중심으로 하여 승과 속, 지옥과 극락, 세속과 수행자의 세계가 갈라지기 때문입니다. 

여담 하나 할까요. 1930~1940년대 뿐만 아니라 지금도 한국불교의 정신적 상징이자 최초로 조계종 종정을 지내셨던 방한암스님께선 1926년, 50세 때 "내 차라리 천고에 자취를 감춘 학이 될지언정 말 잘하는 앵무새는 되지 않겠노라"는 유명한 말씀을 남기고 오대산 상원사로 들어가신 이후 75세로 열반하실 때까지 25년 동안 한번도 일주문 밖을 나가지 않으시고 수행만 하셨다는 전설적인 이야기가 있습니다. 들어보신 적이 있습니까. 

25년간 두문불출, 그 누구든지 과연 이처럼 정진한다면 깨달음을 얻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여생을 걸고 한 번 해 보지 않으시렵니까. (윤창화)

Posted by 파노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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