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 언어인 '인연'이라는 말과 불교의 전문용어인 '십이연기'라는 말은 크게는 같으면서도 용도와 뉘앙스는 좀 다릅니다. 

인연이라고 하는 말은 '어떤 계기' '연고' '친분' '관계' 등을 가리키는 말이고, 십이연기란 불교의 중요한 교리, 사상으로서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게 되었다. 이것이 생기면 저것도 생긴다. 이것이 존재하지 않으면 저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이 멸하면 저것도 멸한다"는 식의 상호 의존하면서 생멸하는 12가지 관계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스님들께서 법문하실 적에 "이 세상 모든 것은 다 인연법에 의해서.."라고 하실 적의 인연법은 넓게는 십이연기를 의미하지만 의미를 좀 좁힌다면 '인연' 즉 '관계' '계기' '연고'를 의미합니다. 또 "금생에 옷깃만 스쳐도 그것이 내생에 또 다시 만나게 되는 인연이 된다"고 말씀하시는 것 역시 다분히 '계기' '관련' '연고' 등을 의미하지요. 

물론 불교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이것이 있으므로 해서 저것이 있게 된다"는 십이연기설에서 파생된 말이라고 볼 수 있겠으나, '연인'이라고 하는 말은 불교 이전에 이미 한자문화권에서 사용되던 말입니다. 

인연은 중매쟁이, 좋은 인연은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나쁜 인연은 나쁜 결과를 가져옵니다. 사람은 늘 좋은 인연보다는 악연이 많지요. 악연이 많으면 만년에 이르러 고민과 근심 걱정이 많아집니다. 언제 보복의 칼날이 들이닥칠지 모르니까요. 그러므로 좋은 인연은 이 생이 다할 때까지 애써 잘 유지하고 악연은 가능한 한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이 삶의 지혜입니다. (윤창화)

Posted by 파노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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