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상식 26]점쟁이와 무당은 불교와는 어떤 관계입니까
불교말씀/불교상식 2012. 10. 13. 06:31 |최초의 경전인 <숫타니파타>에서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절대로 점을 치거나 사주, 관상 등의 직업을 갖지 말라"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점을 쳐 주거나 사주, 관상 등을 봐 주는 것은 곧 남의 인생을 내 말 한 마디로 좌지우지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정확하게 봐 준다면 그래도 좀 낫겠지만 자기 자신의 앞길도 잘 모르는 인간이 누구의 앞길에 대해서 운운한단 말입니까.
만일 어떤 사람에게 불행이 닥친다면 그는 그 불행을 통해서 무언가를 깨달아야만 합니다. 그러면 그 불행을 통해서, 그 깨달음을 통해서 그는 보다 더 본질적인 곳으로 가까이 가게 됩니다. 설령 점을 친 결과 이러이러한 걸 조심하라는 점괘가 나왔다면 그 사람은 그 당시는 신경을 바짝 곤두세울 것입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게 되면 다시 안전불감증에 취해서 그저 그렇게 일상적 삶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점괘로 얻은 경고는 잊어버리고 결국은 그 불행을 당하고야 맙니다. 우리는 이런 사례를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보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한번 점치는 습관이나 굿판을 길들여지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자꾸 점을 치거나 굿을 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점을 안 쳐보면 답답하고 무당한테 가면 꼭 굿을 해야만 한다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전에 굿을 했다"고 말하면 무당 왈 "전번의 굿은 잘못했으니 다시 더 큰 굿판을 벌여야 액운이 소멸한다"는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이상 굿을 하지 않고는 못 견딥니다. 이미 무당의 암시에 걸려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애시당초 점을 쳐서 요행수를 바라거나 굿판에 얼씬거리지 말아야 합니다 행운이 오는 것도 불행이 오는 것도 다 필요해서 오는 것입니다. 이런 당당한 자세야말로 불자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입니다. 그런데 불자들은 유난히 무속적인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마도 올바른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려주지 않은 스님들의 탓도 있을 것입니다.
불교는 2,500년이란 나이를 먹은 종교로서 어디를 가든 그 나라나 지역의 문화와 전통을 절대로 망가트리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그 전통과 문화의 밑거름이 되기도 하고 촉진제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무당이나 점치는 이들도 불교라는 이 거대한 나무의 그늘 밑에 의지하였기 때문에, 불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1,600년이란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런 무속신앙들과 자연스럽게 진리를 같이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점치는 이들은 만(卍)자를 자신들의 깃발로 쓰기도 하고 무당들은 불상을 자신들의 본존으로 모시는 예도 있게 된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불교와 무속신앙은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자연스럽게 이 양자가 혼합된 것입니다. 왜냐하면 삶을 위로해 준다는 뜻에서는 이 둘이 같기 때문입니다.
서양의 경우는 점성술사가 선전용 전단을 나눠줄 때 맨 앞에 십자가를 상징마크로 쓰는 예도 있습니다. 이는 10여 년 전 필자가 뉴욕의 지하철에서 직접 목격했습니다. (석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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