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속극 가운데 '사극'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극에는 대체로 스님이 등장하여 방황하는 한 사람의 인생을 상담해 주거나 또는 갈 길을 제시해 줍니다. 그들과 대화가 끝나고 헤어질 무렵, 스님은 합장을 하면서 연민에 가득찬 음성으로 나지막히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이라고 하는 장면이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무슨 뜻일까요. 

"나무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어림잡아 '아무쪼록 액운이 걷히고 창공처럼 만사가 형통되길 바란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되지만, 원래 뜻은 전혀 다릅니다. 

'나무'는 산스크리트어(범어, 인도의 고대 언어) '나마스(namas: 귀의)'의 한자표기인데, '귀의한다'는 뜻입니다. 한자로는 '남무'라고 쓰지만 중국에서는 '나모'라고 발음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나무'라고 발음합니다. '아미타불'은 행복으로 가득찬 극락세계(정토)를 관장하는 부처님의 이름입니다. 

'나무'와 '아미타불' 이 두 단어를 합하면 무슨 말이 될까요. '극락세계를 담당하시는 아미타 부처님께 귀의(의지)합니다'가 됩니다. 즉 "죽은 뒤 극락세계에 태어나게 해 주세요"라는 뜻이지요. 손님을 배웅할 때 하는 나무아미타불은 손님의 미래를 위해서,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것은 자신의 미래(사후)를 위해서 염원하는 것이지요. 

관세음보살은 자비를 상징합니다. 천 개의 눈과 천 개의 손을 갖고 있으면서, 수많은 중생의 원하는 바와 어려운 점을 무엇이든지 들어주고, 무엇이든지 구제해 주겠다고 원을 세우신 보살님입니다. 인생의 상당 부분을 중생을 위해 살아가는 분이지요. 

그렇다면 '관세음보살'을 부르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괴로움을 없애 주고 행복하게 살게 해 주소서"가 됩니다. 

절에서는 염불할 때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 속에서도 부단히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을 부릅니다. 이것은 우리 모두 죽게 되면 함께 서방정토 극락세계에 태어나기를 염원함과 동시에 살아 생전에는 괴로움 없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의미입니다. 현실에서의 행복과 사후 안락, 이것이 인간의 보편적인 바람이 아닐까요. 

그런데 재미있게도 중국 스님들은 헤어질 적에 인사말로 '나무아미타불'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안녕히 가세요" 또는 "성불하십시오"와 같습니다. 또 인도 사람들의 인사말이 무엇인지 아세요. '나마스 테'입니다. '당신께(테, te) 귀의합니다(나마스, namas)' '당신을 존경합니다'라는 뜻인데, 이 인사말 하나로 "안녕하세요" "점심 드셨습니까" "안녕히 주무세요" 등 모든 인사말을 대신합니다. 참 좋은 인사말인 것 같습니다. (윤창화)

Posted by 파노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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