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암자에 가서 기도를 하면 효엄이 있다"고 하여 그 곳으로 달려가는 신도님들을 종종 본 적이 있습니다. 

세속의 소음이 들리지 않는 조용한 곳에 가서 기도를 하면 염원하는 바가 더욱 간절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도란 지극하고 정성스러워야 되는 것이지 꼭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 가서 기도를 해야만 소원이 이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 이유는 부처님이나 관세음보살님을 비롯한 여러 불보살님께서는 그 누가 어느 곳에서 기도를 하든지 그들이 원하는 바, 그들의 바라는 바 마음의 소리를 다 알아듣고 헤아려 주시기 때문입니다. 

기도에는 석가모니 부처님께 드리는 기도(이 경우 석가모니불을 부르고), 지장보살님께 드리는 기도(이 경우 지장보살을 부르고), 관세음보살님께 드리는 기도(이 경우 고나세음보살을 부르고) 등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관음기도를 많이 하지요. 그 까닭은 어느 보살님보다도 중생을 끔찍하게 아끼고 사랑하는 분이 바로 관세음보살님이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 신중기도(이 경우 화엄성중을 부르고), 산신기도(이 경우 산왕대신을 부르고), 칠성기도(이 경우 칠원성군을 부르고) 등이 있습니다. 

우선 기도를 할 적엔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준비한 뒤에 기도를 시작해야만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할 수가 있습니다. 기도를 하면서 집안의 복잡한 일에 신경을 쓴다면 순수하고 정성있는 기도가 되지 못하겠지요. 

세속의 잡념을 떨쳐버리고 차분하게 기도를 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조용한 절이나 암자에서 스님의 도움을 받아 기도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밀레의 '저녁 종'이라는 그림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물론 다 보셨겠지요. 저녁 노을이 지고 있는 가을 들판에서, 벼 이삭을 줍다가 문득 저 멀리 들려 오는 종 소리를 듣고 하던 일을 멈춘 채 고개를 숙여 기도하는 부부의 모습은 참으로 고귀하고 아름답지요. 기도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윤창화)

Posted by 파노카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