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우란 스님들께서 공양할 때 쓰는 4합으로 된 그릇(식기)으로 '바루' '바리' 또는 '바리때'라고도 합니다. 

원래는 산스크리트어(범어) 파트라(patra)의 중국식 표기인 발다라의 준말로서 '발'이라고 했는데, '그릇'이라는 뜻의 '우'가 붙어서 '발우'라고 한 것입니다. 발우는 스님들이 항상 지녀야 할 도구의 하나로써 응기, 응량기라고 하는데 이는 '수행자에게 합당한 그릇'이라는 말입니다. 수행자에게 다른 그릇은 합당치 못하다는 뜻이지요. 

발우는 그림과 같이 크기가 순서대로 조금씩 차이가 있는 4합의 식기(밥그릇)로써 공양할 때 펴면 4개가 되지만 공양을 마친 뒤 거두어 합하면 한 개가 됩니다. 왼쪽 앞의 제일 큰 발우에서 밥을 담고 오른쪽 앞의 발우에는 국을 담고 왼쪽 뒤의 발우에는 여러 가지 반찬을 담고 오른쪽 뒤의 발우에는 공양 후 발우를 씻을 물을 받아 둡니다. 

공양시간을 알리는 종이나 목탁소리가 들리면 스님들은 모두 가사를 입고 큰방으로 가서 선반에 놓아둔 자기의 발우를 꺼내어 각자의 자리에 앉습니다. 

그런 뒤 입승이나 찰중스님의 죽비 쇨에 의해 "여래응량기 아금득부전 원공일체중 등삼륜공적" (부처님께서 제정하신 발우를 / 제가 이제 펼치니 / 원하옵건대 일체 중생은 / 삼륜이 공적함을 알아지이다)이라는 게송을 외운 뒤 발우를 펴고 국과 밥을 받습니다. 반찬을 담은 상에서 먹을 만큼의 반찬을 담아 공양을 시작하고 공양이 끝나면 발우를 거두는 게송인 "불생가비라 성도마갈타 설법바라나 입멸구시라"(부처님은 가비라국에서 탄생하시어 / 마갈타국에서 성도하셨고 / 바라나에서 설법하시고 / 쿠시나가라에서 열반하셨네)를 외운 뒤 처음 받아 둔 물로 발우를 깨끗이 씻어 전대(발우 싸는 자루)에 싸서 선반에 올려 둡니다. 

발우공양을 할 적에는 각자가 임의대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죽비 소리에 따라 일률적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음식은 먹을 만큼 덜어서 먹어야 하고 절대 남기거나 버려서는 안 됩니다. 또 공양중에는 수저소리나 국 마시는 소리 등 그 어떤 소리도 내서는 안 되며 맨 나중 발우를 씻은 천수물은 처음 받았을 때처럼 깨끗해야지 고춧가루 하나라도 있어서는 안 됩니다. 

약 30분 가량이 소요되는 발우공양 시간은 그야말로 조용하고 품위와 격식이 있으며 청결하면서 한 톨의 밥알도 버리지 않는 합리적인 식사법입니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사찰만의 좋은 식사문화입니다. 

발우의 종류로는 흙으로 만든 와발, 철로 만든 철발, 나무로 만든 목발 등이 있습니다. 

발우를 흔히 '바루' '바루때' '바리' '바리때'라고도 하는데 모두 '발우'의 음이 와전된 것으로 사실 스님들은 '발우'라고 하지, '때'자를 붙여서 '바루때' '바리때'라고 쓰는 경우는 드뭅니다. '때'는 좀 비속어지요. 그런데 놋쇠로 만든 여자의 밥그릇을 '바리'라고 합니다. 여기에 경상도 방언인 '때'(대야)가 붙어서 '세수대야'='세수때'처럼 '바리때'가 된 것은 아닐런지? 숭유억불의 조선시대에는 불교를 격하, 비방시키기 위하여 갖가지 비속어가 만들어졌다는데.. (윤창화)

Posted by 파노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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