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림의 최고 어른스님을 '방장'이라 하고 기타 선원이나 큰 절의 최고 어른스님을 '조실'이라고 합니다. 

총림은 참선을 전문적으로 하는 선원, 경전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강원, 계율을 전문적으로 하는 율원, 이렇게 세 곳이 모두 갖추어진 큰 사찰을 가리키는데 현재 우리나라에는 해인사, 송광사, 수덕사, 통도사, 백양사를 총림이라고 부르고 여기의 최고 어른을 '방장스님'이라고 부릅니다. 

방장과 조실스님은 행정적인 실권은 갖지 않으나 중요한 일은 언제나 이 분들의 자문을 받아 처리합니다. 그리고 한 사찰의 상징적인 최고 어른으로서 많은 대중들은 훈도하며 기강을 세우고 각종 행사와 해제와 결제 때, 법문을 통하여 불제자들을 이끌어 가는 지대한 역할을 합니다. 

방장은 원래 선을 전문으로 하는 선종사찰에서 주지스님(원래 주지는 행정적인 책임만이 아니라 설법과 대중교화 등 방장, 또는 조실의 역할을 겸했습니다)의 거실을 지칭하는 말이었습니다. 선종사찰에서는 주지실의 넓이가 사방 일장, 즉 사방 3미터라는 것을 의미했던 것인데 뜻이 바뀌어 그 방에 사는 스님에 대한 경칭 또는 존칭으로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훗날 총림의 최고 어른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습니다. 사방 3미터라면 아주 작은 방입니다. 

조실은 조당과 같은 말로서 훌륭한 스승인 조사선지식이 거처하는 방이라는 뜻으로 방장과 같은 위치입니다. 이 역시 큰 사찰의 최고 어른을 가리키는 말로서 방장과 비교하여 법력이나 덕망, 또는 인경의 차이가 있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조실을 '주실'이라고도 합니다. '주실'이라는 말은 인도불교의 제4조 우바국다존자가 가장 많이 사람들을 깨닫게 하였는데, 그 때마다 산가지(대나무 쪽) 하나씩을 석실에 넣었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입니다. 

1933년에 발행된 <선원>이라고 하는 불교잡지에 보면 전국 선원 방함록(직책과 소임자 명단)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거기에는 '조실'이라는 직함 대신 모두 '주실'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면 '조실'이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해방 이후인 듯합니다. (윤창화) 


Posted by 파노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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