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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2.03 법구경 제11장 - 늙어감

146. 보라, 

이 세상 전체가 지금 불타고 있나니

여기 웃을 시간이 어디 있단 말인가. 

그대는 지금 어둠 속에 갇혀 있나니

왜 등불을 찾지 않는가.*


* 왜 등불을 찾지 않는가. 니르바나, 저 불멸을 향해 나아가는 그 등불을 왜 찾지 않는가. 찾는다는 것은 그저 고스톱판이요 노래방뿐이니... 참 한심한 일이다. 그러나 아 아, 그러나 고스톱판이나 노래방이 없다면 스트레스 풀 곳이 없는 걸 어이하리. 어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는 이 빌어먹을 현실을 어이하리. 



147. 보라, 이 육체를 보라. 

온갖 오물로 가득 찬

이 가죽주머니를 보라. 

이 병의 온상을, 

온갖 번뇌망상의 이 쓰레기 더미를, 

그리고 이제 머지않아

썩어버릴 이 살덩어리를 보라.*


* 그러나 이 육체를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라. 이 육체가 없어지면 나는 이 글을 쓸 수 없고 그대는 또 이 글을 읽을 수도 없다. 



148. 이 육체는 마침내 부서지고야 만다. 

병의 보금자리여 타락의 뭉치여

아아, 이 삶은 결국

죽음으로 이렇게 끝나고야 마는가.*


* 어디인지 모르는 곳에서 생명은 왔다가 어디인지 모르는 곳으로 죽음과 함께 생명은 가버린다. - 마하바라타 제96장 - 



149. 희끄무레한 이 뼈다귀를 보라. 

저 가을 들판에 버려진 표주박 같나니

보라, 여기 무슨 기쁨이 있단 말인가. 



150. 이 육체는 뼈의 집, 

뼈들은 살과 피로 덮여 있나니

이 집의 식구들은 누구인가. 

자만과 위선, 그리고 늙음과 죽음이다. 



151. 저 금빛 찬란한 왕의 마차도

마침내는 낡아 부서지고야 만다. 

활기 넘치는 그대의 그 젊은 육체도

마침내는 늙어 부서지고야 만다. 


그러나 니르바나, 

저 불멸을 향한 그 수행의 힘은

결코 늙거나 부서지지 않나니

그러므로 세대에서 세대로

니르바나, 

이 불멸을 길이 전해 가야 한다.*


* 그렇게 빛나던 나의 치아를 보라. 삼 년 동안 씹은 프라보노껌 덕분에 충치가 네 개나 먹었도다. ... 물질은 이렇듯 부서져 가고야 마느니 자랑하지 말라. 그 젊음을 너무 과시하지 말라. 발미끼의 말처럼 "젋음은 짧고 한번 흘러간 물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152. 배우기를 힘쓰지 않은 채

세월 가는 대로

그저 나이만 먹어 간다면

그는 늙은 소와 같다. 

그의 몸은 늙어 주름살이 깊지만

그러나 그의 지혜는

전혀 빛을 발하지 않는다.*


* 우리 주변에는 나이 먹은 것으로 목에 힘을 주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남자들끼리 싸움을 할 때면 으레히 나오는 말은 이런 것이다. "야 이 자식아 너 몇 살이나 쳐먹었어" 이 말 속에는 자기는 상대보다 나이가 훨씬 많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 어리석은 짓이다. 오죽 자랑할 게 없으면 나이 자랑을 하는가. 부끄러워해야 한다. 쓸데없이 나이만 먹은 그것을 부끄러워야 한다. '어른' 소리 듣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153. 이 집(육체) 지은 이 찾아

수많은 생을 헤매었다. 

그러나 나는 그를 찾을 수 없었나니

그저 고통스러운 탄생과 죽음만이

여기 끝없이 끝없이 되풀이되었을 뿐.



154. 그러나 이제

이 집 지은 이를 나는 찾았다. 

다시는 이 집을 짓지 말라. 

이 집의 서까래는 무너졌고

대들보는 갈라졌다. 

내 마음은 지금

이 모든 환각에서 깨어나

니르바나, 저 새벽을 향하고 있다. 



155. 그 젊은 날에

보람 있는 삶을 살지 않았고

인생의 진정한 재물(진리)*도

얻지 못한 이는

고기 없는 연못가에 서 있는

저 늙은 왜가리처럼 쓸쓸히 죽어간다. 


* 막스 뮬러, 나라다, 나까무라 박사를 위시해서 많은 번역가들은 이 부분을 단지 '재물(Dhana)'로 번역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분들의 번여게 따르면 '젊은 날에 재물을 모아두지 않으면 늙어서 고생한다'는 식이 되어 지극히 세속적이 된다. 그러나 후앙 마스카로와 라다 크리슈난 박사는 '세속적인 물질이 아니라 영적인 재물(Spiritual Wealth, not Worldly Wealth)'이라 번역하고 있다. 필자는 후앙 마스카로와 라다 크리슈난의 입장을 따르기로 했다. 왜냐면 이 두 분의 입장은 부처님의 원래 마음에 가장 가깝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든 부처님은 물질을 강조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PS. 억만장자의 아들이 나쁜 친구를 사귀어 재산을 모두 탕진하고 비탄해 하자 부처님은 그를 위로하기 위해 여기 이 시(155)를 읊었다는 일화가 있다. 그러나 이 일화와 관계없이 이 시에서의 '재물(Dhana)'은 물질적인 재물이 아니라 '영적인 재물'로 봐야 한다. 그래야 불교의 입장이 살아난다. 



156. 그 젋은 날에

보람 있는 삶을 살지 않았고

인생의 진정한 재물(진리)도

얻지 못한 이는

부서진 활처럼 누워

지난 일만을 내내 비탄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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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노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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