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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8.02 [법정스님 말씀]세간과 출세간의 길

세간과 출세간의 길

자녀가 있는 이는 자녀로 인해 근심하고

소를 가진 이는 소 때문에 걱정한다


소 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나는 이미 밥도 지었고

우유도 짜 놓았습니다

마히 강변에서 처자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내 움막은 이엉이 덮이고

방에는 불이 환히 켜졌습니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스승(부처님)은 대답하셨다. 

"나는 성내지 않고

마음의 끈질긴 미혹도 벗어나렸다

마히 강변에서 하룻밤을 쉬리라

내 움막은 드러나고

탐욕의 불길은 꺼져버렸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소 치는 다니야 말했다.

"모기나 쇠파리도 없고

소들도 늪에 우거진 풀을 뜯어먹으며

비가 와도 견디어낼 것입니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스승은 대답하셨다. 

"내 뗏목은 이미 잘 만들어졌다

거센 흐름에도 끄떡없이 건너

이미 저쪽 기슭에 이르렀으니

이제는 뗏목이 소용없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소 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내 아내는

온순하고 음란하지 않습니다

오래 함께 살아도

항상 내 마음에 흡족합니다

그녀에게 

그 어떤 나쁜 점이 있다는 말도 듣지 못했씁니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스승은 대답하셨다.

" 내 마음은

내게 순종하고 해탈해 있다

오랜 수행으로 잘 다스려졌다

내게는 

그 어떤 나쁜 것도 있지 않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숫타니파타, 18~23>


악마 파피만이 말했다.

"자녀가 있는 이는 자녀로 인해 기뻐하고

소를 가진 이는 소로 인해 기뻐한다

사람들은 집착으로 기쁨을 삼는다

그러니 집착할 데가 없는 사람은

기뻐할 건덕지도 없으리라."


스승은 대답하셨다.

"자녀가 있는 이는 자녀로 인해 근심하고

소를 가진 이는 소 때문에 걱정한다

사람들이 집착하는 것은 마침내 근심이 된다

집착할 것이 없는 사람은

걱정할 것도 없다."

<숫타니파타, 33~4>


'내 자식이다' '내 재산이다' 하면서

어리석은 사람은 괴로워한다

제 몸도 자기 것이 아닌데

어찌 자식과 재산이 제 것일까.

<법구경, 62>

* '무소유란 우리가 오늘 필요치 않는 것을 간직해 두지 않는 것'. 마하트마 간디의 말이다.


사람들은 내 것이라고 집착한 물건 때문에 근심한다

자기가 소유한 것은 영원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세상 것은 모두 변하고 없어지는 것으로 알고 

집에 머물러 있지 말아라.

<숫타니파타, 805>


내 것이라고 집착하여 욕심부리는 사람은

걱정과 슬픔, 인색함을 버리지 못한다

그러므로, 안온함을 얻은 성인들은

소유를 버리고 떠난 것이다.

<숫타니파타, 809>

* 그대가 소유하고 있는 것을 버리고 모든 속박으로부터 그대 자신을 해방시키라. 그리고 존재하라. 누구의 말을 빌 것도 없이, 인간의 목표는 풍부하게 소유하는 것이 아니고 풍성하게 존재하는 것이어야 한다. 더욱 적게 가질수록 더욱 사랑할 수 있다. 


"이 세상에서

사람에게 으뜸가는 재산은 무엇입니까

어떠한 선행이 안락을 가져옵니까

참으로 맛 중에서 가장 맛있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그리고 어떻게 사는 것을

최상의 생활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이 세상에서는

믿음이 으뜸가는 재산이다

덕행이 두터우면 안락을 가져오고

진실이야말로 맛 중의 맛이며

지혜롭게 사는 것이

최상의 생활이라고 할 수 있다."

<숫타니파타, 181~2>


나는 왕자의 지위를 문틈에 비치는 먼지처럼 보고, 금이나 옥 따위의 보배를 깨진 기왓장처럼 보며, 비단옷을 헌 누더기같이 보고, 삼천대천 세계를 한 알의 겨자씨같이 본다. 열반을 아침 저녁으로 깨어 있는 것과 같이 보고, 평등을 참다운 경지로 보며, 교화를 펴는 일은 사철 푸른 나무와 같이 본다. 

<사십이장경>


황금이 소나기처럼 쏟아질지라도

사람의 욕망을 다 채울 수는 없다

욕망에는 짧은 쾌락에

많은 고통이 따른다. 

<법구경, 186>


정욕보다 더한 불길은 없고

성냄보다 더한 포박은 없으며

어리석음보다 더한 그물은 없고

망집보다 더한 강물은 없다.

<법구경, 251>


성인은 아무것에도 머무르지 않고

사랑하거나 미워하지 않는다

또 슬픔도 인색함도 

그를 더럽히지 않는다

마치 연꽃 잎에 물이 묻지 않는 것처럼. 

<숫타니파타, 811>


그는 세상에서 가진 것이 없다

또 무소유를 걱정하지도 않는다

그는 모든 사물에 이끌리지 않는다

그는 참으로 '평안한 사람'이라 할 만하다.

<숫타니파타, 861>

* 불교사상을 종합해 보면, 출가 수행승들에게는 철저한 무소유를 강조했으면서도 일반 신자들에게는 정당한 노력으로 부를 이루라고 한다. 그리고 그 부를 널리 베풀라고 한다. 사회적인 생산물은 사회의 공유에 환원하라는 뜻. 




전종일 망연히 앉았노라니

하늘이 꽃비를 뿌리는구나

내 생애에 무엇이 남아 있는가

표주박 하나 벽 위에 걸려 있어라.

- 함월 <표주박 하나>

Posted by 파노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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