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한 사람들

남을 괴롭히고 욕심이 많아 인색하며

덕도 없으면서 존경을 받으려 하고


"나쁜 사람들을 가까이하고

착한 사람들을 멀리하며

나쁜 사람이 하는 일을 좋아하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여자에게 미치고 

술과 도박에 빠져

버는 족족 잃어버리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한창때를 지난 남자가

틴발 열매처럼 불록한 젖가슴을 가진

젊은 여인을 유혹하고

그녀를 질투하는 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술과 고기맛에 빠져

재물을 헤프게 쓰는

여자나 남자에게 

집안일의 실권을 맡긴다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숫타니파타, 94~112>


화를 잘 내고 원한을 품으며

간사하고 악독해서 남의 미덕을 덮어버리고

그릇된 소견으로 음모하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얼마 안되는 물건을 탐내어 

행인을 살해하고

그 물건을 약탈하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증인으로 불려 나갔을 때

자신의 이익이나 제삼자를 위해

또는 재물을 위해

거짓으로 증언하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상대가 이익되는 일을 물었을 때

불리하게 가르쳐주거나

숨긴 일을 발설하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남의 집에 갔을 때는

융숭한 대접을 받았으면서

그쪽에서 손님으로 왔을 때는

예의로써 보답하지 않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남을 괴롭히고 욕심이 많으며

나쁜 욕망이 있어 인색하고

덕도 없으면서 존경을 받으려 하며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숫타니파타, 116~133>

* '숫타니파타'는 경집이란 뜻인데, 불교의 수많은 경전 중에서도 가장 초기에 이루어진 경전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표현도 단순하고 소박하다. <법구경>과 함께 간결한 운문의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언어 구조가 다른 우리말을 가지고 그대로 옮기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 유감이지만 뜻을 전하는 데 그칠 수밖에 없다. 

앞의 장 <소유에 대해서> 첫머리에 실린 목동 다니야와 스승 사이에 주고받은 운문을 팔리어(pali) 원문 그대로 읽을 수 있따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번역이란 이래서 반역인 모양이다. 

여기서 지적한 '천한 사람'이란, 인도의 어떤 계급에도 속하지 않는 가장 비열한 사람을 가리킨다. 계급의 벽이 두터웠던 그때의 인도에서 어떤 계급에도 소속되지 않는다면, 그는 사람될 자격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이 게으른 데다가 걸핏하면 살생을 하고 남의 것을 제 것으로 만들며, 오입질을 하고 거짓말을 하며 요사스런 소견을 가지는 등, 온갖 나쁜 업을 지으면서 살았다. 그가 죽을 때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죽은 후에도 천상에 태어나지이다'하고 축원한다고 해서 그가 과연 천상에 태어날 수 있을 것인가. 그럴 수 없다. 비유를 들자면, 연못 속에 무거운 돌을 던져두고, '돌아 떠올라라, 돌아 떠올라라' 하고 축원을 한다고 해서 그 무거운 돌이 떠오를 수 있겠는가. 나쁜 업을 지은 그는 그 갚음으로 저절로 밑으로 내려가 반드시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어떤 사람은 부지런해서 여러 가지 착한 일을 많이 했다. 그가 죽을 때 여러 사람들이 찾아와, 죽은 후에는 지옥에 떨어지라고 저주를 한다고 해서 그가 지옥에 떨어질 것인가. 그것은 당치 않은 말이다. 착한 일을 많이 한 그는 그 갚음으로 저절로 위로 올라가 반드시 좋은 곳에 이를 것이다. 이를테면, 기름병을 깨뜨려 못물에 던지면 부서진 병조각은 밑으로 가라앉지만 기름은 물위로 뜨는 것과 같다. 

<중아함 가미니경>


밀린다왕이 존자 나가세나에게 물었다. 

"스님, 내가 들으니, 백년 동안 나쁜 짓을 했더라도 죽기 전에 뉘우쳐 한 번만이라도 부처님을 생각한다면 천사엥 태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나는 그런 말을 믿지 않습니다. 또 살생을 단 한 번 했떠라도 지옥에 떨어진다는 말도 믿지 않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그만 돌멩이일지라도 배 없이 물위에 뜰 수 있겠습니까?"

"그야 뜰 수 없지요"

"백 대의 수레에 실을 만한 무거운 바위라도 큰 배에 싣는다면 물위에 뜰 수 없습니다. 선업을 그 배와 같이 생각하십시오."

<밀린다왕문경>




목숨은 물거품과 다름없기에

80년 그 세월 한바탕 꿈이어라

오늘에 이 가죽자루 내던지노니

한 덩이 붉은 해 서산에 지다. 

- 태고 <임종게>


Posted by 파노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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