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말씀]허공에 뱉은 침은 자신에게
불교말씀 2012. 8. 7. 15:18 |허공에 뱉은 침은 자신에게
범부들은 눈앞 현실에만 급급하고
수행인은 마음만을 붙잡으려 한다
내가 계행을 지키면서 큰 자비를 베푼다는 말을 듣고, 어떤 사람이 일부러 찾아와 나를 꾸짖고 욕했었다. 그때 나는 잠자코 대꾸하지 않았더니 그는 스스로 꾸짖기를 멈추었다. 내가 그에게 '만일 당신이 어떤 사람에게 선물을 주려고 하다가 그가 받지 않는다면 당신은 그 선물을 어떻게 하겠습니까?'라고 물으니, 그는 '그냥 가지고 돌아가지요'라고 대답했다. 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조금 전에 당신이 나를 보고 갖은 욕을 다 했지만 나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소. 그러니 당신은 그 욕을 다 했지만 나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소. 그러니 당신은 그 욕을 당신에게 한 거나 다름이 없소. 마치 메아리가 소리에 응답하고 그림자가 물체를 따르는 것과 같이, 당신은 자신이 저지른 허물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오."
악한 사람이 어진 사람을 해치는 것은 허공을 향해 침을 뱉는 것과 같다. 침은 허공에 머무르지 않고 뱉은 얼굴에 떨어지게 마련이다. 바람을 거슬러 티끌을 뿌리면 도리어 자기가 뒤집어 쓰게 되듯이.
<사십이장경>
무엇이 계인가. 의지가 계이고, 마음의 작용이 계이며, 억제가 계이고, 범하지 않음이 계이다.
<청정도론>
무엇이 계의 공덕인가. 그것은 후회될 일이 없는 여러 가지 공덕을 얻음이다. '여러 가지 좋은 계는 후회없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후회없는 것을 공덕으로 한다'고 경전에는 쓰여 있다.
<청정도론>
악의 열매가 맺기 전에는
악한 자도 복을 만난다
그러나 악의 열매가 익었을 때
악한 자는 재앙을 입는다.
선의 열매가 맺기 전에는
선한 이도 이따금 화를 만난다
그러나 선의 열매가 익었을 때
선한 사람은 복을 누린다.
'내게는 업보가 오지 않으리라'고
악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
방울물이 고여서 항아리를 채우나니
작은 악이 쌓여서 큰 죄악 된다.
<법구경, 119~121>
허물이 있거든 곧 참회하고, 그릇된 일이 있으면 부끄러워할 줄 아는 데에 대장부의 기상이 있다. 허물을 고쳐 스스로 새롭게 되면 그 죄업도 참회하는 마음을 따라 사라질 것이다.
참회란 지은 허물을 뉘우쳐 다시는 범하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일이다. 부끄러워함은 안으로 자신을 꾸짖고 밖으로 허물을 드러내는 일이다. 사실 마음이란, 본래 비어 고요한 것이므로 죄업이 깃들일 곳이 없다.
<휴정, 선가귀감>
진리를 실현하려는 구도자는 계행을 지키면서 다음과 같은 서원을 세워야 한다.
'차라리 이 몸을 훨훨 타오르는 불구렁에 던질지언정, 과거 미래 현재의 부처님께서 제정한 금계를 어기고 여인들과 부정한 짓을 하지 않겠습니다.
차라리 뜨거운 쇠로 이 몸을 감을지언정 파계한 몸으로는 신심있는 신도가 주는 옷을 받지 않겠습니다.
차라리 이 입으로 벌겋게 달은 쇳덩이를 삼킬지언정 파계한 입으로는 신심있는 신자가 주는 음식을 받아 먹지 않겟습니다.
차라리 이 몸을 뜨거운 철판 위에 누일지언정 파계한 몸으로는 신심있는 시주가 주는 친구나 방석을 받지 않겠습니다.
차라리 이 몸에 삼백 자루 창을 받을지언정 파계한 몸으로는 신심있는 신도가 주는 약을 받지 않겠습니다.
차라리 이 몸을 끊는 가마솥에 내던질지언정 파계한 몸으로는 신심있는 신도가 주는 방이나 집을 쓰지 않겠습니다.
차라리 쇠망치로 이 몸을 부수어 머리에서 발끝까지 가루를 만들지언정 파계한 몸으로는 신심있는 신도의 예배를 받지 않겠씁니다.'
구도자가 금지된 계율 지키기를 이와 같이 하지 않으면 안된다.
<열반경 성행품>
* 시퍼런 칼날 같은 무서운 가르침이다. 이와 같은 서원을 세우고 청정한 계행을 지키는 사람만이 진정한 구도자라고 할 수 있다. 진리를 실현하려면 철저한 자기 정화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 이와 똑같은 내용이 <범망경> 48경계 중 제36항에 나온다. 경전 성립의 시기로 보아 <범망경>이 뒤지기 때문에 그 원형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수행인은 마땅히 마음을 단정히 하여 검소하고 진실한 것으로써 근본을 삼아야 한다. 표주박 한 개와 누더기 한 벌이면 어디를 가나 걸릴 것이 없다.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마음이 똑바른 줄과 같아야 한다'고 했으며, '바른 마음이 곧 도량이다'라고 하셨다. 이 몸에 탐착하지 않는다면 어디를 가나 거리낄 게 무엇인가.
<휴정, 선가귀감>
범부들은 눈앞 현실에만 급급하고, 수행인은 마음만을 붙잡으려고 한다. 그러나 마음과 외부 현실 양쪽에서 다 뛰어나는 이것이 참된 법이다. 현실에만 맹종하는 것은 목마른 사슴이 아지랑이 물인 줄 알고 찾아가는 것 같고, 마음만을 고집하는 것은 원숭이가 물에 비친 달을 붙잡으려는 것과 같다.
바깥 현실과 안의 마음이 비록 다르다 할지라도 거기에만 집착하면 양쪽이 모두 병통이다.
<휴정, 선가귀감>
누가 묻지도 않는데
남에게 자기의 계유율과 도덕을 선전하는 사람
스스로 자기 일을 떠들고 다니는 사람은
거룩한 진리를 갖지 못한 사람이라고
진리에 도달한 사람들은 말한다.
<숫타니파타, 782>
때묻은 교법을 미리 만들고 고치며
치우쳐서 자기 안에서만
훌륭한 열매를 보는 사람은
'흔들리는 평안'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숫타니파타, 784>
일어나 앉아라
잠을 자서 그대들에게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화살에 맞아 고통받는 이에게
잠이 왠말인가.
일어나 앉아라
평안을 얻기 위해 일념으로 배우라
그대들이 게을러서 그 힘에 굴복한 것을
'죽음의 왕(염라와)'이 알고
그대들을 헤매지 못하도록 하라.
게으름은 때와 같은 것
때는 게으름 때문에 생긴다
애써 닦음으로써
또한 밝은 지혜로써
자기에게 박힌 화살을 뽑으라.
<숫타니파타, 331~4>
성내는 것은 사나운 불꽃보다도 무서운 것, 항상 먹고 지켜서 마음속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라. 공덕을 빼았는 도둑으로 성냄보다 더한 것은 없다.
<유교경>
* 일기진심 수사신, 한 번 성내는 데에 뱀의 몸을 받는다는 말이 있다. 끔찍한 일이다.
빈 방에 홀로 앉아 있으면 늙어감이 서럽다
초저녁 밖에서는 찬비가 내리고
어디선지 과일이 떨어지는 소리
풀벌레가 방안에 들어와 운다.
- 왕유 <가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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