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7월 보름을 우란분재일, 백중, 또는 백종일이라고 합니다. 이 날은 돌아가신 부모님과 선조들이 왕생극락을 비는 날로써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사찰을 찾아가 효도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불교에서 우란분재를 지내기 시작한 것은 <우란분경>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부처님 제자인 목련존자가 지옥에 떨어진 부모님을 구제한다는 효성스러운 이야기가 <우란분경>의 줄거리입니다. 

어머니를 여읜 목련존자가 어느 날 신통력으로 '돌아가신 어머님이 어디에 태어났을까' 하고 살펴보니 가슴 철렁하게도 음식이라는 음식은 모두 불꽃으로 변하는 아귀의 세계에 떨어져 갖가지 고통을 받고 있었습니다. 목련존자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지요. 황급히 부처님께 달려가 '어떻게 하면 어머니를 구할 수 있느냐'고 상담하였습니다. 제자의 효심에 감동한 부처님께서는 유일한 방법을 알려 주었습니다. 

'음력 7월 15일 하안거(스님들이 3개월 간의 공부를 마치는 날)가 끝나는 날 갖가지 음식과 다섯 가지 과일, 기름, 등불, 평상, 좌복 등을 갖추어 많은 스님들께 공양하면 어머니가 아귀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라.'

스님들이 공부를 마치는 날, 찬스였습니다. 땅이 무너질 듯한 깊은 슬픔에 잠겼던 목련존자는 정성을 다하여 스님들께 공양했습니다. 그랬더니 어머니께서는 부처님 말씀대로 아귀의 세계에서 벗어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정말 효성스러운 아들이지요. 이런 아들만 낳는다면 자식 키우는 재미가 더없이 쏠쏠할 것입니다. 

우란분재의 본래 말은 우란분으로 '거꾸로 매달린 것을 구해 주는 그릇'이라는 뜻이고 재는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한다'는 뜻인데 불교에서는 부처님과 스님들께 공양을 올린다거나 망자의 명복을 비는 불공의식을 '재'라고 합니다. (49재, 천도재, 예수재 등)

세시풍속을 기록한 옛 책엔 이렇게 씌여져 있습니다. 

"7월 15일 백종일, 백중절, 또는 망혼일이라고도 하는데 스님들이 절에서 재를 올리고 부처님께 공양하는 날이다. 신라, 고려 때에는 우란분회(백종)를 열어 속인들도 함꼐 공양하였으나,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주로 스님들만의 행사가 되었다. 백종 날 사람들은 조상의 사당에 천신(그 해 새로 나온 과일과 음식을 올리는 것)하며 맛있는 술과 안주를 갖추어 노래와 춤으로 하루를 즐겼고 머슴들에게도 돈을 주어 장에 가서 하루를 쉬고 놀게 했다. 씨름판도 열렸다. 또 백종일 밤에는 술, 안주, 떡, 밥, 과일을 차려놓고 망친에 재를 지내는 까닭에 망혼일이라고도 했고 과일과 채소가 많은 때이므로 백 가지 음식을 차린다 해서 '백종일'이라 부르는 것이다."

우란분의 어원에 대해서 <석씨요람>에는 "우란은 산스크리트어 울람바나(ullambana)와 한자어 분의 합성어로서 그 뜻은 '거꾸로 매달린 것을 구해 주는 그릇'이라는 뜻이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 중국의 고승 의정은 "우란은 서역지방(중앙아시아)의 말이고 분은 동하지역의 음으로 ;거꾸로 매달린 것을 구해 주는 그릇'이라는 뜻이다"라고 하여 이것이 종래의 통설이었는데, 최근 일본의 어느 학자는 "이 지역에 예부터 이란계통의 여러 민족이 살고 있었는데 이란에서는 죽은 사람의 영혼을 "우르반"이라고 부르고 이 우르반이 우란분의 어원이라"는 것입니다. 

죽은 이와 관련이 있다는 면에선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여튼 인도, 중앙아시아에서는 예부터 백중쯤에 죽은 일르 천도하는 풍속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윤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