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담바라(Udumbara)는 무화가 나무의 일종(학명은 Ficus glomerata)입니다. 

봄부터 여름에 걸쳐 잎겨드랑이에서 열매 같은 꽃 이삭이 달리고 그 안에 작은 꽃이 많이 핍니다. 그러나 겉에서는 이 꽃들이 전혀 보이지 않으므로 '무화과(꽃이 없는 열매나무)'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이 때문에 우담바라 나무는 삼천 년에 한 번 부처님이 출현하시면 꽃이 핀다는 전설을 갖게 됐습니다. 

불교경전 (<법화경> 방편품)에는 이 우담바라 나무의 꽃을 아주 희귀한 것에 비유하기도 하고, 불법을 만난 인연에 비유하기도 하고, 또 깨닫는 그 순간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작년 가을(2000년) 청계산 청계사에 우담바라 꽃이 폈다고 하여 신도들이 구름떼같이 몰려갔던 일이 있었습니다. 관세음보살상의 우측 눈가에 좁쌀 알 만한 크기의 우담바라 꽃이 21개나 피었다는 것입니다. 절에서는 100일 기도에 들어가는 등 그야말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습니다. 신문에서는 아예 사진기사까지 내는 등 맞장구를 쳤고 '아니다', '사실이다'는 찬반논이 팽팽히 맞서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관악산 연주암의 불상과 동자상에도 우담바라 꽃이 폈다고 또 한 번 야단법석을 떨었습니다. 

그러나.. (쓴웃음)...

경전에서 말하고 있는 우담바라 꽃은 눈으로 볼 수 있는 그런 꽃이 아닙니다. 오직 내적인 체험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상징적인 꽃입니다. 

불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자기 안에서 이 우담바라 꽃이 피는 법열을 맛봐야만 합니다. 불법과의 만남에서 오는 감사한 마음과 희열감, 그것이 바로 우담바라 꽃이 피는 순간입니다. 

나도 부처님처럼 되어 모든 중생들의 고뇌를 덜어주자고 다짐하는 그 순간이 바로 우담바라 꽃이 피는 순간입니다. 깨달음의 법열에 젖어 새벽을 맞는 그 때가 바로 우담바라 꽃이 피는 순간입니다. 이런 자신의 우담바라 꽃을 버리고 어디 가서 또 무슨 환영을 본단 말입니까. 불자님들, 정신 바짝 차리십시오. (석지현) 

Posted by 파노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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