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스님을 '스님'이라고 부르게 되었을까. 오래 전부터 궁금하다 어쩌다 알 만한 사람을 만나면 잘잘못을 따지듯 묻곤 하엿습니다. 

'스님'이라고 하는 어원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합니다. 스님이라고 하는 말은 원래 자기 스승(은사스님)을 높혀 부르던 말이었습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 스님들을 부르는 보통명사로 정착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스님이라고 하는 어원에 대해선 두 가지 설이 있습니다. "스승님에서 가운데 '승'이 떨어져 나가 스님이 되었다'라는 설과 "승님이 변하여 스님이 되었다"라는 설입니다. 이 두 가지 설이 다 충분한 근거와 설득력을 갖고 있습니다. 

첫째, 스승님에서 스님이 되었다는 설: 옛 기록이나 문헌에선 스님에 대한 한자표기로 '스승 사'자를 썼습니다. 일연의 <삼국유사>에도 '사'로 표기했고, 심청전의 '삿님'도 은사스님을 가르킵니다. 또 자기의 스승을 '사승'이라고 썼고, '사주'라고도 했습니다. 처음엔 자기 스승을 높혀서 '스승님' '스승님'하고 부르던 것이 자연스럽게 '승'자가 떨어져 나가서 '스님'이 되었고, 그것이 점점 발전하여 다른 스님에게도 '스님'이라는 존댓말을 쓰게 되면서 자연적으로 정착되었다는 것입니다. 

둘째, 승님에서 스님이 되었다는 설: 스님을 한자로 승님이라고 표기했습니다. 즉 '승'자에 높임말 '님'자를 붙여 '승님 '승님' 하던 것이 후대로 내려가면서 '승'자의 받침이 탈락하여 '스님'으로 부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승님'이 '스님;이 된 것인지, 아니면 한문 전용시대에 스님을 한자로 표기하다 보니 승님이 된 것인지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스님의 어원에 대하여, 역경원장으로 계시던 운허스님께서 1960년대 말경 이희승, 이숭녕 등 몇 분의 한글학자와 함께 '왜 스님이라고 부르게 되었는지'에 대하여 진자한 토론이 있었답니다. 여기서도 두 설에 대하여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아울러 스님의 비칭으로 전락한 '중'이라는 말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불교승단을 인도에서는 '상가(samgha)'라고 했고 한자로 발음을 표기할 적엔 '상가'의 소리(음)만 빌려서 '승가'라고 했고 줄여서 '승'이라고 했습니다. 

상가, 승가는 모두 4인 이상의 여러 사람이 모여 사는 화홥된 '단체' '집단' '무리' '모임'을 뜻하는데, 중국 당나라 떄에 한자로 뜻풀이를 하여 '무리 중'자를 썼습니다. 무리, 단체, 집단의 개념으로 승가, 즉 사찰을 '중'이라고 부르던 것이 차츰차츰 그 개념이 변하여 입산출가한 불제자(스님) 개인에게도 '중'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중 승'자는 '승가'의 준말로 이 역시 중(무리)과 같은 뜻입니다. 

'중'에 대하여 다른 설이 또 하나 있습니다. 1930년대 아유가이라는 일본 학자는 <잡고>라는 글에서 "중의 어원은 신라 때 한 마을의 우두머리로서 천신제 등 제사를 주관하던 '차차웅', '자충'이 있었는데, 불교가 들어와 스님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면서 음이 변하여 '자자웅 -> 자웅 -> ㅈ+ㅜㅇ -> 중'이 되었다"고 했고, 우리나라의 불교학자인 조명기 박사도 그 설을 따랐습니다. (윤창화)

Posted by 파노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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