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에게는 많은 제자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돋보이는 제자들은 깨닫고 나서 처음으로 녹야원에서 가르침을 펴실 때 부처님께 귀의한 교진여 등 다섯 비구(모두 석가족 출신임)입니다. 

그리고 설법할 때는 언제나 1,250여 명의 제자들이 그림자처럼 부처님의 뒤를 따랐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많은 제자들 중에 '열 명의 큰 제자(십대제자)'가 가장 특색 있고 뛰어났다고 합니다. 

다음은 열 명의 제자에 대한 특징입니다. 

1. 아난존자: 기억력이 뛰어났습니다. 

2. 가섭존자: 고행력이 뛰어났습니다. 

3. 목력존자: 기적을 잘 일으켰습니다. 

4. 사리불존자: 지혜가 뛰어났습니다. 

5. 수보리존자: 성찰력이 뛰어났습니다. 

6. 부루나존자: 법문을 잘 했습니다. 

7. 가전연존자: 논리가 뛰어났습니다. 

8. 아나율존자: 남다른 시력을 갖췄습니다. 

9. 우바리존자: 계율을 잘 지켰습니다. 

10. 나후라존자: 부처님의 아들로서 남모르게 선행을 잘했습니다. 

여기 '존자'라는 호칭은 일종의 존칭입니다. 우리말로는 '선생님', '어르신네'에 대항할 것입니다. 이 열 명의 큰 제자 가운데에서도 특히 아난존자, 가섭존자, 목련존자, 사리불존자는 경전에 많이 등장하는 분들로 우리 귀에 익습니다. 


1) 가섭존자 

엄격한 수행생활로 이름이 있던 가섭존자는 원래 결혼해서 살다가 부인과 함께 부처님의 제자가 된 분입니다. 언제너 거친 옷을 입고 볼품 없는 곳에서 생활했고 또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그에게 "나이가 들었으므로 고행은 그만하라"고 만류했지만 듣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마 황소고집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성격이 대쪽 같고 융퉁성이 전혀 없었으므로 인간적인 매력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부처님이 돌아가시자 교단을 이끌었고 불경의 편찬작업을 주선하기도 했습니다. 


2) 목련존자 

부처님보다 나이가 많았던 목력존자는 특히 기적을 일으키는 힘이 대단했다고 합니다. 어느 날 수행승들이 수행은 안하고 잡담만 즐기고 있자 절 전체를 엄지발가락으로 잡아 흔들었습니다. 그러자 수행승이 놀라서 달아난 일도 있었습니다. 

목련존자는 또한 지극한 효자였는데 어머니를 구하러 지옥으로 내려간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지옥에 떨어진 영혼을 제도하기 위하여 베푸는 재인 '우란분재'는 목련존자가 어머니를 지옥에서 구해내기 위하여 베푼 것이 그 효시가 됩니다. 사리불과는 둘도 없는 친구였는데 부처님보다 먼저 입멸했으므로 부처님께서는 매우 슬퍼했다고 합니다. 


3) 사리불존자

특히 지혜가 뛰어났던 이 분은 부처님보다 나이가 많았다고 합니다. 자이나교에서는 이 사리불존자를 불교교단의 대표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이분의 지혜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눈부셨던 것입니다. 

사리불존자 역시 목련존자처럼 먼저 입멸했는데 그의 입멸소식을 들은 부처님께서는 "내 오른팔이 떨어졌다"고 애통해 했다고 합니다. 그는 자기가 태어난 고향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당나라 때의 현장법사는 인도순례 도중 마투라에 있는 사리불의 탑을 참배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탑을 찾을 길이 없습니다. <반야심경>에 나오는 대목 "사리자 시제법공상"의 '사리자'는 바로 이 사리불존자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4) 아난존자

아난존자는 부처님의 사촌 동생으로서 25년 동안이나 부처님의 수행비서 노릇을 한 분입니다. 워낙 미남이었으므로 늘 스캔들이 끊이지 않았는데 마등가와의 연애사건은 특히 유명합니다. 

부처님이 입멸하신 뒤 불경을 편찬할 때 그 주도적 역할을 한 분이 아난존자였습니다. 또한 그는 부처님을 설득하여 나라를 잃고 헤매는 석가족의 왕족 여자들을 여승으로 받아들이기도 했습니다. (석지현)



Posted by 파노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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