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상식 74]스님이 되면 정말 세속의 모든 연인을 끊어야 합니까
불교말씀/불교상식 2012. 11. 6. 05:55 |요즘 입산하는 이들은 어떤지 모르지만 예쩐엔 '정말 스님이 되면 세속과 모든 인연을 끊어야만 하는 줄로 생각했습니다. 세속의 옛 친구를 만나는 것은 물론 심지어는 부모, 형제와도 만나지 말아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으니까요.
절에서는 입산하는 사람들에게 세속의 모든 인연을 끊으라고 강요하지는 않습ㄴ다. 세속의 생활을 버리고 수행자가 되고자 입산할 적엔 이미 속세의 인연일랑 어느 정도는 단절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님으로서 일생을 살아가고자 하는 입장에서 굳이 세속과의 인연을 유지한다든가, 또는 새로운 인연을 맺을 필요는 없겠지요. 그렇다고 부모 형제의 인연만저 끊으라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 형제의 인연은 천륜이니까 어쩔 수 없이 유지해야 하지만 기타 세속의 인연 - 예컨대 동창생이나 남녀 친구를 자주 만난다든가 하는 것 등은 출가 입산이라고 하는 의미에서 본다면 바람직한 일은 아니겠지요. 또한 수행자의 분분에서도 벗어나는 일일 것입니다.
고려시대의 유명한 고승 보조국사 지눌(1158-1210)은 초심자들에게 당부하는 글(<계초심학인문>)에서 "특별한 일도 없이 자주 세속과 왕래하는 것은 도심(도를 갈구하는 마음)을 잃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ㄴ다.
세속의 옛 인연이나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왕래하는 것은 아무래도 향락으로 가득찬 세속에 마음이 쏠려 끝내는 수행을 포기하게 만들 뿐더러 종교의 세속화를 부추기는데 일조를 하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도 입산 초기에는 세속의 모든 인연을 끊고 오로지 수행에만 전념했습니다. 6년 만에 깨달음을 이룬 뒤 가장 먼저 가르침을 편 사람은 같이 수행하던 교진여 등 여섯 사람이었지만, 교단이 자리가 잡히자마자 그 누구보다 속가에 있는 친인척들을 제도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출가했다고 해서 "부모나 친척들을 나몰라라" "세속과 모든 인연을 완전히 단절하라"는 것이 아니라 수행을 통해 어느 정도 사회를 정화할 힘이 갖추어지면 중생제도에 나서야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속과 빈번하게 왕래해도 마음에 동요가 없을 정도의 절제가 갖추어진다면 그것은 관계 없습니다.
부처님처럼 사랑하는 가족을 제도하고자 하는 애정, 중생을 제도하고자 하는 애정, 어려운 사람,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살피고자 하는 애정을 갖고 사회 교화에 나서는 것, 그것이 바로 먼저 안(깨달은 자)자로서 모르는 자를 인도하는 보살행(남을 돕는 행위)입니다.
그런 의지와 수행도 아직 갖추어지지 못한 상태에서 세속과의 빈번한 왕래는 자칫 수행자 자신을 타락하게 하는 안타까운 결과를 초래하게 되겠지요. (윤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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