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이 입멸하시자 제자들은 몹시 허전했습니다. 그것은 부처님의 모습을 다시는 뵐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돌아가시기 직전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육신은 비록 사라지지만 그러나 난 영원한 생명, 그 자체이므로 죽지 않는다. 그것은 저 달이 산에 가렸다 하여 없어진 것이 아닌 것과 같다 ( <법화경> )."

그러나 인간의 모습으로 오신 부처님을 더 이상 볼 수 없었으므로 마음은 허전하기 이를 데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을 뵙고 싶을 때 제자들은 부처님이 생저넹 입으시던 옷(가사)과, 쓰시던 밥그릇(발우), 그리고 부처님의 유골(사리) 등을 찾아가 예배하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후대로 내려오면서 부처님을 상상하는 상징물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상징물에는 보리수 나무(부처님이 이 나무 밑에서 도를 깨침), 수레바퀴(자유자재로 굴러가는 불법의 전파를 상징함), 부처님 발자국(부처님은 49년 동안 맨발로 동분서주하시며 중생 제도에 힘쓰셨다), 원(시간과 공간을 넘어선 진리의 상징) 등이 있습니다. 

좀더 후대로 내려오자 부처님의 유골(사리)을 모신 스투파(탑)의 숭배가 일어났습니다. A.D 1세기 후반에 이르자 지금의 아프가니스탄 북서부인 간다라 지방에서 최초로 인간의 모습을 하신 부처님 모습(불상)이 조각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간다라 지방은 일찍부터 알렉산더 대왕의 원정으로 하여 그리스 헬레니즘의 조각 영향을 받던 곳입니다. 그러자 뒤이어 인도의 마투라 지방에서도 불상 조각이 시작되었습니다. 

불제자들은 처음에는 불상 조각을 엄격히 금했습니다. 왜냐하면 부처님의 거룩한 모습을 인간의 손으로 빚는다는 것은 호랑이를 고양이로 그리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부처님에 대한 인간적인 그리움이 너무나 짙었던 나머지 마침내는 인간 모습으로 부처님을 조각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석지현)

Posted by 파노카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