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불, 붓다)에 대한 존칭을 우리나라에서는 '부처님'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언제, 어떤 과정을 거쳐서 '부처님'이라는 순수한 우리말이 생기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부처님에 대한 존칭은 나라마다 각각 다릅니다. 인도에서는 '붓다(buddha)', 또는 '고타마 붓다'라고 부르고, 중국에서는 발음만 표기하여 불타, 부도, 부타, 발태, 발타, 몰태, 또 부족명인 '사캬족의 성자(muni)'라는 뜻에서 석가모니(사캬무니의 음사), '석가족 출신의 성자로서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분'이라는 뜻에서 석가세존, 석가세존의 준말인 석존, 세존, 또는 여래, 석가여래 등의 존칭을 썼습니다. 

중국의 경우는 특별히 이해되지 못하는 존칭은 없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왜 인도나 중국처럼 '붓다', '불타', '세존' 등으로 부르지 않고 그보다는 '부처', '부처님'으로 훨씬 더 많이 부르게 되었는지가 궁금합니다. 

이에 대하여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연구된 바가 없으므로 하는 수 없이 일본 불교학자의 연구를 먼저 소개해야 겠습니다. 

1930년대 한국에 있으면서 주로 한국불교에 대하여 연구했던 에다 도시오(1893~1957)는 그의 논문 <호도게와 테라의 어원>에서 "일본어의 '호도게'와 '테라' 그리고 한국어의 '부처'와 '절(사찰)'의 어원에 대하여 많은 학설이 제시되었으나 아직까지도 공인할만한 정실이 없다"면서 그간 대두되었던 여러 가지 설을 자세히 소개했고 자신의 견해도 피력했습니다. 

여러 가지 설 중에 많은 학자들은 '호도게'와 '테라'의 어원을 고대 한국어에서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이고 에다 도시오도 같은 견해를 제시했습니다. 

첫째, 일본어 '호도게'의 '호도'는 인도말 붓다의 음역에서 나왔는데 이는 고대 한국어의 부도에 일본어 접미사 '게'가 붙어서 전래된 듯하다. 

둘째, 한국어 '부처'는 고려초 균여의 <보현십원가>에 보면 '불'을 '불체(부텨)'라고 하였는데 불체는 불타, 또는 부도에서 온 말이 이 '부텨(불체)'가 바로 지금 한국어의 '부처'의 어원일 것이라는 견해입니다. 

'불체'란 '부처님의 몸(불신)', 또는 '불상'을 가리키는데 이 '부텨'가 '부처'의 어원이라는 그의 설은 역사 왜곡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일본 학자라는 선입감을 버린다면 상당한 타당성을 갖고 있따고 봅니다. 

만일 그렇다면 고려 이전부터 '부텨' '부처' '부텨님' '부처님'(님은 높임말)으로 불렀다고 봅니다. 

또한 조선 세조 당시에 번역된 <능엄경언해>에도 '불'자를 '부톄' '부텨'라고 번역하였습니다. 

스님이자 불교학자인 김포관 선생(1884~1967)은 불타라는 말이 '붇다'->'붇댜'->'붇채'->'붇체'로 변하였고 이 '붇체'가 '부처'가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현재로선 일본학자의 '부텨'->'부처'설과 김포관 선생의 '불타'->'붇체'->'부처'설이 있습니다. (윤창화)

Posted by 파노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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