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에는 인간이 신에게 기원을 하거나 숙죄를 할 경우 자신의 목숨 대신 자기 아들이나 자기에게 소속된 사람의 목숨을 바쳤습니다. 이것을 '희생제'라 하는데 그 한 예가 모리아 산의 정상에서 아브라함이 그의 아들 이삭을 신에게 바친 예입니다. 유태인들의 구약성성는 바로 이 아브라함의 이야기에서 비롯됩니다 (필자는 직접 모리아 산상에 가본 일이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사람의 목숨을 바침으로써 그 대가로 신은 기원자의 소원을 들어줬다는 것입니다. 후대로 내려가자 목숨 대신 자신이 가진 동물을 바쳤습니다. 특히 구약성서에는 '속죄양'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데 이는 '자신의 죄를 양이 대신 짊어지고 죽음을 당하는 것'을 말합니다. 

지금도 네팔의 다킨깔리 사원에 가면 일주일에 두번씩 '동물 희생제'가 치러집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가 키우는 짐승을 한 마리씩 끌고 와서는 깔리 여신상 앞에서 동물의 목을 잘라 여신상에 그 피를 뿌립니다. 그 장면은 정말이지 소름이 오싹 끼칩니다. 필자는 두 번이나 이런 장면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그러나 더 후대로 내려오자 동물의 피 대신 그 피를 만드는 원동력인 음식을 신상 앞에 바치게 됐습니다. 말하자면 인간 사육제가 -> 동물 희생제로, 동물 희생제가 -> 음식공양으로 변한 것이지요. 이런 전통이 불교에 들어와서 부처님 앞에 음식물을 올리게 된 것입니다. 

말하자면 나 사진의 생명의 원동력인 음식물을 부처님께 바침으로써 바라는 바가 속히 이루어지기를 염원하는 것이지요. 부처님 앞에 음식물을 바치는 데는 이런 깊은 이치가 숨어 있습니다. (석지현)

Posted by 파노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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