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란 팔리어(인도 고대 방언) 쟈피타(jhapita)의 한자표기로서 '태우다'는 뜻인데 말하자면 화장을 가리킵니다. 

불교에서 화장을 하는 것은 인도문화의 영향입니다만, 부처님께서 열반하시자 화장을 한 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쿠시나가라에서 열반에 드셨는데 제자들은 부처님 장례를 어떻게 치를 것인가에 대하여 논의하였습니다. 그 결과 매장, 풍장, 화장 등 여러 가지 장례법 중에서 화장을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제자들은 넓은 장소에 장작을 겹겹이 쌓고 부처님의 시신을 안치한 다음 불을 붙였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불이 붙지 않았습니다. 여러 차례 되풀이했지만 끝내 불은 타오르지 않았습니다. 

상수제자인 가섭존자가 도착하여 슬피 울자 문득 관 밖으로 부처님은 두 다리를 내밀었습니다. '생사가 둘이 아니다. 그러니 슬퍼하지 말아라'는 뜻이었습니다. 

이윽고 불이 저절로 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제자들은 부처님 사리를 모아서 탑에 안치하였습니다. 그 이후부터 불교에서는 화장을 하게 된 것입니다. 

한편 불교에서 화장을 하는 또 다른 까닭은 다 허물어진 육신을 미련없이 버리고 떠난다는 무집착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불자 여러분도 텔레비전을 통하여 큰스님들의 다비 장면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넓은 장소에 임시로 다비장(화장장)을 설치하고 다비를 하는 모습은 웅장하고도 격식이 있습니다. 많은 대중들이 합장하는 가운데 관 위아래에 장작을 쌓고 수십 겹의 볏집을 덮은 뒤 밑에서 불을 붙이면 불빛은 보이지 않고 뽀얀 연기만 피어 오르지요. 12시간 쯤 지나면 재만 남습니다. 제자들은 스승의 육신이 타버린 그 자리에서 정성껏 사리를 모아 항아리에 담습니다. 다비식은 이것으로 완전히 회향(마침)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이후에 와서 성리학의 영향을 받아 화장을 금하고 매장을 하였지만 고려시대에는 불교의 영향을 크게 받아 스님은 물론이지만 일반인들까지도 모두 다비(화장)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갈수록 다비가 성대하게 행해지자 국가에서 일반인의 거창한 다비를 통제한 예도 있습니다. (윤창화)


Posted by 파노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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