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산사에서 들려 오는 범종 소리는 한없이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금속성으로 울리는 맑은 운판 소리는 우리의 정신을 맑게 해 주고 목어를 칠 때 울리는 "딱, 딱"소리는 나무와 나무가 부딪치면서 나는 유연함과 경쾌함이 느껴집니다. 저녁 무렵 산사의 뜨락에서 듣는 법고(북)소리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줍니다. 

범종이라는 말에서 '범'이란 범어 브라만(brahman)을 옮긴 말로서 '청정'을 의미합니다. 즉 '청정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종'이라는 뜻으로 범종 소리는 청정한 불가의 소리인 것입니다. 

절에서 사용하는 법구 가운데 가장 큰 울림을 갖고 있는 범종은 동과 주석을 녹인 합금으로 만듭니다. 아름답고 그윽한 음향을 내기 위해서는 금속원료의 배합은 물론 설계에 높은 기술과 불심이 필요하며, 범종의 표면에 미천상과 연꽃문양을 새기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예술적 기량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범종은 불교금속공예의 꽃이라고도 합니다. 

범종의 용도는 조석의 예불 때 치는 예불종, 절 안의 모든 스님이 한 자리에 모이는 범회 때 치는 운집종, 스님이 입적했을 때 치는 열반종이 있습니다. 

새벽예불 때는 28번을 치며 저녁예불 때는 33번을 칩니다. 28번을 치는 까닭은 욕계의 6천과 색계의 18천, 무색계의 4천까지 모두 범종 소리가 울려서 중생들릐 번뇌를 쉬게 해 준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저녁에 33번을 치는 종소리는 도솔천 내의 서른세 구역까지 울리라는 종소리입니다. 

법고(북)는 소가죽을 씌운 큰 북으로 지름이 무려 2미터가량 되는 큰 북도 있습니다. 북은 예부터 군대의 신호를 알리거나 악기로도 널리 사용되었으며 절에서는 주로 시간을 알리거나 가죽을 가진 중생을 제도한다는 의미에서 북을 울립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절에서는 법고를 칠 때 나무로 만들어진 두 개의 북채로 북을 두들겨 특유의 박자를 맞추고 있습니다. 또한 법고 소리는 불법의 진리를 알리는 소리를 상징합니다. (일지)


Posted by 파노카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