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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8.16 [법정스님 말씀]이웃은 내 복밭

이웃은 내 복밭

나는 세상 모든 중생의 수호신이 되리라

그들의 번뇌를 끊어 해탈케 하기 위해


보살은 평등한 마음으로 자기가 지닌 물건을 남김없이 모든 중생(이웃)에게 널리 베푼다. 베풀고 나서 뉘우치거나 아까워하거나 대가를 바라거나 명예를 구하거나 자기 이익을 바라지 않는다. 다만 모든 이웃을 구제하고 이롭게 할 뿐이다. 모든 성인들이 쌓은 행을 배우고 생각하고 좋아하며 몸소 실천하고 남에게 말하여 이웃에게 괴로움을 여의고 즐거움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화엄경 십행품>


가난한 이웃이 와서 달라고 하면 보살은 선뜻 보시하여 그를 즐겁고 만족하게 한다. 한량없이 많은  이웃들이 와서 달라고 하더라도 보살은 조금도 싫어하거나 귀찮게 여기지 않고 더욱 자비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이 이웃들은 내 복밭이고 선지식이다. 찾아가지도 않고 청하지도 않았는데 몸소 와서 나를 바른 법에 들게 하는구나. 나는 이와 같이 배우고 닦아 모든 이웃들의 마음을 서운하게 하거나 어기지 않으리라.' 

그리고 다음과 같이 염원한다. '내 보시를 받은 이웃들은 모두 바른 깨달음을 얻고 평등한 지혜를 가지며, 바른 법을 갖추어 널리 선행을 하다가 열반에 들어지이다. 만약 한 이웃이라도 마음에 흡족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나는 결코 바른 깨달음을 얻지 않으리라.'

<화엄경 십행품>


보살은 이와 같이 이웃을 이롭게 하면서도 '나'라는 생각, '남'이라는 생각, 베푼다는 생각이 전혀 없다. 뿐만 아니라, 제 몸도 보지 않고, 보시하는 물건도 보지 않고, 받는 이도 보지 않고, 복밭도 보지 않고, 업도 과보도 그 결과도 보지 않는다. 이것이 보살의 즐거운 생활이다. 

<화엄경 십행품>


나는 모든 중생의 집이 되리라, 그들의 고뇌를 없애 주기 위해서. 나는 모든 중생의 수호신이 되리라, 그들의 번뇌를 끊어 해탈케 하기 위해서. 나는 모든 중생의 의지할 곳이 되리라, 그들이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나는 모든 중생의 광명이 되리라, 그들이 지혜의 빛을 얻어 무명의 어둠을 없앨 수 있도록. 나는 모든 중생의 길잡이가 되리라, 그들에게 큰 지혜를 주기 위해서. 보살은 이와 같이 온갖 선행을 돌려서 중생들에게 일체지를 얻게 한다. 

<화엄경 십회향품>


보살이 보리심을 발하여 모든 선행을 돌려보내는 것은 한 중생을 위해서도 아니고, 한 세계를 정화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보살은 오로지 일체 중생을 구호하기 위해서 온갖 선근을 널리 그들에게 돌려보낸다. 

<화엄경 십회향품>


여래에게는 원래 자기 국토라는 게 없다. 교화의 대상인 중생들이 사는 곳이 곧 불국토다. 

<유마경>


자신이 쌓은 선행을 남에게 돌려보내는 마음이 곧 보살의 정토다. 그러므로 보살이 정토를 얻으려면 그 마음을 청정하게 가져야 한다. 그 마음이 청정해야 그 국토가 청정해진다.

<유마경 보살품>


곧은 마음이 도량이다.

거짓이 없기 때문에.

<유마경 보살품>



밤은 깊은데 그대 아니 오고

새들 잠드니 온 산이 고요하다

소나무 사이로 달이 꽃밭에 내리니

붉고 푸른 그림자 온 뜰에 가득하네.

- 휴정 <벗을 기다리며>


Posted by 파노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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