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말씀]중생이 앓으니 나도 앓는다
불교말씀 2012. 8. 18. 18:11 |중생이 앓으니 나도 앓는다
모든 중생이 앓기 때문에 나도 앓는다
보살의 병은 대비심에서 일어난다
문수보살은 앓아 누워 있는 유마힐을 문병하기 위해 여러 대중들과 가이 바이샬리로가서 그에게 문안하였다.
"병환은 좀 어떠십니까? 부처님께서도 안부를 전하셨습니다. 병은 어째서 생겼으며, 어떻게 하면 나을 수 있을까요?"
유마힐이 대답했다.
"모든 중생이 앓기 때문에 나도 앓습니다. 만약 중생의 병이 나으면 내 병도 나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보살은 중생을 위해 미혹의 세계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미혹의 세계가 있으면 병도 있게 마련입니다. 만약 중생들이 병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보살도 병이 없어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보살의 병은 대비심에서 일어납니다."
<유마경 문질품>
대자란 모든 중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이고, 대비란 모든 중생의 고통을 없애주는 일이다.
또 대자는 기쁨과 즐거움의 원인을 중생들에게 주고, 대비는 고통에서 벗어나는 원인을 그들에게 준다.
* 비는 범어 카루나를 번역한 말인데, 그것은 신음한다는 뜻. 고통을 못 이겨 끙끙대며 신음하는 소리이다.
이웃이 신음하는 소리를 들으면 그대로 있을 수 없는 것이 보살의 생태이다. 중생이 앓기 때문에 나도 앓는다는 것은 바로 이런 뜻. 그와 같은 사랑을 가리켜 동체대비라고도 한다. 내 몸처럼 슬퍼한다는 것.
세상이 다 앓고 있는데 나 혼자 건강할 수 있을까. 내 이웃이 굶주리고 있는데 우리집만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까. 온갖 공해 때문에 제 명대로 못살겠다고 하는 이 판국에, 개인의 이익만을 위해 남의 나라 공해 찌꺼기까지 들여오게 할 수 있을까. 하기야 비상사태 하에서도 골프채를 꼬나쥐고 평상시의 오락을 즐기는 동포들도 적지 않았던 풍토니까. 이웃의 고통을 함께 나눌 줄 아는 비의 윤리가 보편화될 때 우리들도 남들처럼 의젓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생물은 다 행복하라. 태평하라. 안락하라.'
생사의 세계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거기 물들지 않고, 열반의 세계에 있으면서도 생사의 바다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이 보살의 행이다. 모든 중생을 사랑하면서도 그 애정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 보살의 행이다.
<유마경 문질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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