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깨어 있는 사람

눈으로 보는 것에 탐내지 말라, 

속된 이야기에서 귀를 멀리하라


"수행자는 어떻게 관찰해야 

세상의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고

평안(열반)에 들 수 있습니까?"


"내가 있다고 생각하는

의식의 근본을 제지하고

안에 도사리고 있는 온갖 애착까지도

눌러버리도록 항상 명심하여 배우라. 


안팎으로 될 수 있는 한 이치를 알아버려라

그렇다고 해서 교만한 마음을 내서는 안된다

진리에 도달한 사람은

그것을 평안이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계율 규정이나

정신 안정의 법도 말씀해 주십시오."


"눈으로 보는 것에 탐내지 말아라

저속한 이야기에서 귀를 멀리하라

맛에 탐착하지 말아라

세상에 있는 어떤 것이라도

내 것이라고 고집하지 말아라. 


고통을 겪을 때라도

수행자는 결코 비탄에 빠져서는 안된다

생존을 탐내서도 안된다

무서운 것을 만났을 때도 떨어서는 안된다. 


잠을 많이 자서는 안된다

부지런하고 늘 깨어 있어야 한다

게으름과 거짓과 담소와 유희와

이성간의 교제와 겉치레를 버려라. 


내 제자는 '아타르바 베다'의 주법과

해몽과 관상과 점을 쳐서는 안된다. 

그리고 새 짐승의 소리를 듣고 점치거나

임신술이나 의술을 행해서도 안된다."


수행자는 비난을 받더라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칭찬을 받더라도 우쭐거리지 말아라

탐욕과 인색과 성냄과 욕설을 멀리해야 한다. 


수행자는 장사해서는 안된다

결코 남을 비방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과 가까이 교제해서도 안된다

이익 때문에 사람들을 만나지 말아라.

<숫타니파타, 915~929>

* 부처님을 의사 중의 의사로 비유하면서도 그의 출가 제자들에게 의료 행위를 행하지 말라는 것은 무슨 뜻일까. 사람한테는 각기 전문적인 영역과 직업이 있다. 그러므로 출가 수행승은 출가 수행자의 분수에 맞는 수도와 교화의 길만을 가라는 뜻일 것이다. 의료 행위를 하다 보면 자연히 상업성을 띠지 않을 수 없다. 


부처님의 제자 소나는 쉬지 않고 애써 선정을 쌓았지만 깨달음을 이루지 못해 초조했었다. 

'애를 써도 이루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집에 돌아가 보시를 행하면서 복을 짓는 편이 낫지 않을까?'

그의 이런 생각을 부처님은 살펴 아시고, 한 비구를 시켜 그를 불러오도록 했다. 

"소나여, 너는 세속에 있을 때 비파를 잘 탔었다지?"

"네, 그랬습니다."

"네가 비파를 타려고 그 줄을 고를 때 너무 조이면 어떻더냐?"

"소리가 잘 나지 않습니다."

"줄을 너무 늦추었을 때는?"

"그때도 잘 나지 않습니다. 줄을 너무 늦추거나 조이지 않고 알맞게 잘 골라야만 맑고 미묘한 제소리가 납니다."

"그렇다, 너의 공부도 그와 같이 해야 한다. 정진을 너무 조급히 하면 들뜨게 되고 너무 느리게 하면 게으르게 된다. 그러므로 알맞게 하여 거기에 너무 집착하지도 말고 방일하지도 말아라."

소나는 이때부터 비파줄 고르는 비유를 생각하면서 정진한 끝에 오래지 않아 해탈을 얻게 되었다. 

* 부처님이 정각을 이룬 뒤 녹야원에서 있는 최초의 설법에서 고행하는 수행자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수행의 길을 가는 친구들아, 이 세상에는 두 가지 극단으로 치우친 길이 있다. 수행자는 그 어느 쪽에도 치우지지 말아야 한다. 두 가지 치우친 길이란, 하나는 육체의 요구대로 자신을 내맡겨버리는 쾌락의 길이고, 또 하나는 육체를 너무 지나치게 학대하는 고행의 길이다. 수행자는 이 양극단을 버리고 중도를 배워야 한다. 나는 이 중도의 진리를 깨달았다. 그 길을 깨달음으로써 열반에 도달한 것이다.'

이것은 그 자신의 절실한 체험의 소리다. 출가 전에는 왕자로서 지나친 쾌락을 누렸고, 출가한 후에는 극심한 고행으로 육체를 학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두 길이 다 잘못된 것임을 스스로 깨달았다. 중도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중간치가 아니라, 가장 바른 길임을 부처님은 강조했다. 


누가 와서 해롭게 하더라도 마음을 거두어 성내거나 원망하지 말아야 한다. 한 생각 불끈 치솟아오를 때 온갖 장애가 벌어진다. 번뇌가 비록 한량 없다지만 성내는 것은 그보다 더하다. 

열반경에 이르기를 '창과 칼로 찌르거나 향수와 약을 발라 주더라도 두 가지에 다 무심하라'고 하였다. 수행자가 성내는 것은 흰구름 속에서 번갯불이 번쩍이는 것과 같다. 

참을성이 없다면 보살의 행도 이루어질 수 없다. 수행의 길이 한량없지만 자비와 인욕이 근본을 이룬다. 

<휴정, 선가귀감>




흰구름 무더기 속에 삼간 초막이 있어

앉고 눕고 거닐으니 스스로 한가하다

차가운 시냇물은 반야를 노래하고

맑은 바람 달과 어울려 온몸이 차다.

- 나옹 <산거>

Posted by 파노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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