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말씀]출가자는 장례에 상관 말라
불교말씀 2012. 8. 15. 14:00 |출가자는 장례에 상관 말라
너희들은 바른 목적을 위해 정진하라
바른 목적에 게으르지 말고 전념하라
"세존이시여, 수행 완성자(부처님)의 유해에 대해서 저희들은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아난다여, 너희들 출가 수행승은 여래의 유골 공양 같은 일에는 상관하지 말아라. 너희들은 바른 목적을 위해 정진하라. 바른 목적을 실행하라. 바른 목적에 게으르지 말고 전념하라. 여래의 장례에 대해서는 독실한 재가신자들이 알아서 치러줄 것이다."
<남전 대열반경>
* 최상의 깨달음을 추구하여 밤낮으로 수도에 힘써야 할 출가 수행자는, 비록 스승인 부처님의 경우라 할지라도 장례 같은 일에 관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장례는 출가 수행승의 할 일이 아니라 재가신자들의 할 일이라는 것. 그러나 오늘날 그 출가 제자들은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 깊이 반성해 볼 일이다.
말세가 되면 나쁜 무리들의 감화로 경전은 읽지 않고, 오로지 여래의 사리탑에 꽃이나 향이나 등불에 바쳐 공양하는 자들이 있을 것이다. 나는 어리석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착한 공덕을 짓게 하기 위해 방편으로 사리를 공양하라고 가르쳤었다. 그러나 그들은 내가 한 말뜻을 곡해하여 긴요한 독경과 좌선과 지혜의 일은 잊어버리고 사리를 공양하는 것을 대단한 일로 여긴다. 아무리 꽃과 향과 등불로써 공양할지라도, 올바로 발심하여 수행하는 공덕에는 미칠 수 없다.
*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탑에 예배하는 것은 그 일을 통해 부처님께 가까이하려고 해서다. 그러나 부처님의 참 면목은 육신이나 사리에 있지 않고 그 가르침인 진리에 있다. <장부경전>에 의하면 '법을 몸소 구현한 사람'이라는 뜻에서, 세존을 법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부처님의 모습은 지수화풍의 물질적인 집합체에 불과하다. 공성 무아를 관찰하는 사람만이 부처님의 진실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증일아함경 제36권>
* 부처님이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천상에 가서 설법을 하고 다시 지상에 돌아왔을 때, 많은 제자와 신자들은 앞을 다투어 마중을 나간다. 이때 공의 사상과 그 실천에 통달한 제자 수부티만은 위의 경문과 같이 생각하고 마중나가지 않는다. 이때 부처님은 '수부티는 모든 일의 공성을 관찰하고 법신을 볼 줄 안다'고 칭찬한다. <금강경>에도 이런 구절이 있다.
'만약 육신으로 나를 보려고 하거나 음성에서 찾으려고 한다면 그는 삿된 길을 가는 사람, 결코 나를 볼 수 없다.'
조계산은 선객들이 머물 만한 곳
늦봄되면 산림이 눈부시어라
몇가지 산다화는 불처럼 타오르고
천 그루 배꽃이 눈보다 희네.
- 원감 <두 선객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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