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루에 세 끼를 다 먹지만 부처님께서는 평소 하루에 딱 한 번 오전에만 식사를 하셨기 (오후불식) 때문에 훗날 제자들도 그 뜻을 받들어 오전 중 사시(오전 9시~11시)를 택하여 공양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신도들이 개인적인 소원성취를 목적으로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은 새벽에 올려야 더 정성되고 효험이 있다는 습관 때문에 새벽예불이 끝난 이른 아침에도 올렸는데 그것은 편의상이고 원칙적으로는 '사시'로서 대체로 10시 30분에서 11시 사이에 올립니다. 

부처님 당시부터 인도불교에서는 하루에 한 번 오전에 걸식(이것을 '탁발'이라고도 함)으로 끼니를 때웠습니다. 이렇게 오전 걸식을 제도화 한 것은 무더운 인도의 기후와도 관련이 있고(인도는 무더워서 오후가 되면 다니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또 하루에 두 끼 이상을 먹는다면 시주자에게 누를 많이 끼치게 될 뿐더러 자신의 복도 삭감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시에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쌀밥을 불기에 담아서 올리는 것-을 '마지 올린다'고 하는데 왜 그것을 '마치'라고 했는지가 궁금합니다. 초기에는 어떤 의미도 어원이 있었겠지만 지금은 세우월이 흘러 각종 사전에도 어원에 대한 설명은 없고 그냥 '부처님께 올리는 밥' '마지밥'으로만 나와 있습니다. 

어떤 분은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면서 '손으로 만들어 올린다' 또는 '손으로 빈다'고 하여 '마지'라고 하였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마지'는 한자로 '마(摩)지' '마(磨)지'로도 쓰는데 글자 그대로 풀이를 하여 '맛있는 진지를 올리다' 즉 "정성스럽게 만든 공양을 올리오니 제 뜻을 감읍하여 주시옵소서"라는 뜻에서 '마지'라고 한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당나라 혜림스님이 지은 <일체경음의>라는 책을 보면 음은 같으면서 한자만 다른 동음이자의 마지가 있는데 '신단(영약)'이라고 하였고, 또 산스크리트어에도 마지(maghi)라는 항목이 있는데 역시 '영약의 약초(신단)'라고 한 것을 보면 마지의 어원은 아무래도 산스크리트어에서 왔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여튼 마지는 한국불교에서만 쓰는 말입니다. (윤창화)


Posted by 파노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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