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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9.07 [불멸]3.일체의 일은 무슨 뜻이니까

Q3. 일체의 일은 무슨 뜻입니까.

아들의 시험문제에 '안주일절'이 맞느냐, '안주일체'가 맞느냐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일체라는 글자를 두 가지로 읽는 각각의 경우에 대한 문제였는데, 일체는 '모든 것'이라는 의미가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체라는 글자에 이미 '온통, 전부'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음에도 앞에 일자를붙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어떤 분께서 일체라는 단어가 본래 불경



A3. 일체란

이 세상 모든 것은 화합된 것이다. 물질이라고 하는 모든 것들의 성분은 여러 가지 화학기호의 화합이고 흙과 물과 바람과 불의 화합이다. 또한 흙은 물이나 불(온도), 그릭 바람(움직이는 공기), 즉 사대가 화합되어 있으므로 형체를 유지하며 산화 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것처럼 사대 각각이 이미 화합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화합되지 않은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화합된 성분 하나하나를 보면 성질만 있는 것이지 형체가 있는 물질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단지 화합되었을 때만 물질이라고 불리게 되므로 물질의 근본은 마치 환상과 같음을 알 수 있다. 즉 물은 수소와 산소의 화합이지만 수소도 물질이라고 할 수 없는 공기의 한 종류이고 산소도 역시 그러한 것이다. 이렇게 허공에 속하는 것들의 이름을 '원소기호'로 정해놓은 것이므로, 사실 모든 물질의 본질은 허공이다. 허공은 아무리 많이 합해도 허공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화합은 비단 이렇게 물질적인 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세상만유가 드러나게 되는 것은, 즉 화합된 물질이 인간에게 느껴지게 되는 것은 감각기관 때문이니 만유는 감각기관과의 화합임을 알 수 있다. 눈이 없다면 색의 존재는 증명될 수 없으므로 선천적 장님에게 색을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역시 선천적 청각장애자에게는 소리의 실체를 설명하거나 증명할 수 없다. 냄새, 맛, 감촉 나아가 의미(뜻)등도 그와 같아 감각기관으로 하여금 실체가 있는 듯 느껴지기는 하지만,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물질의 실체는 허공의 화합일 뿐이다. 

물론 역으로 보아도 그 상관관계는 다름없다. 즉 색이 없어진다면 눈의 기능은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눈이 아무리 정상이라 할지라도 어디에 쓰이는지도 알 수 없게 된다. 귀도 소리가 없는 세상이라면 무용지물이며 역시 나머지 감각기관이 모두 그러하니 만유인 세상과 감각기관이 함께 화합되어야만 비로소 보이고 들리며 맛이 나게 된다. 그러나 바닷물 혼자서는 짜다는 사실이 증명될 수 없으며 혀와 만나야 비로소 짜다는 것이 증명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감촉과 뜻 역시 그렇다. 

그러므로 세상은 세상을 느끼는 이가 없어지면 역시 함께 사라지는 환상과 같은 것이다. 이러한 법칙, 즉 진리를 담고 있는 것이 '일체'라는 불교용어인 것이니 '일'이란 감각기관인 '나'를 말하는 것이고, '체'란 감각기관에 의하여 드러나게 되는 세상만유를 말하는 것이다. 

우리의 몸도 물질이라는 것의 한 가지 이름이므로 감각이 아니면 확인될 바 없는 허망한 허공의 화합인 것이고, 꿈을 보고 듣는 정신적 감각과 만남으로서 드러나게 된 것이므로 환상에 불과하지만 이 환상을 느끼는 감각자체는 느낄 수 없는 것이므로 영원한 것이다.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것은 오직 생겨난 것들 뿐이고 생겨난 것은 반드시 사라지지만, 감각자체인 스스로는 느낄 수 없는 것이니 생겨난 것이 아니므로 사라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몸을 '나'로 삼으면 반드시 죽어야 하지만, 감각을 '나;로 삼으면 투명인간과 같으니 영원히 죽을 수 없다는 진리를 알려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 둘, 즉 물질이라는 이름과 감각기관이라는 이름 둘이 화합되면 또 하나 생겨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생각이다. '보인다'라는 생각, '들린다'라는 생각 등이 그것이다. 

그러므로 이 법칙을 깨닫는다면 일체의 세상이 곧 생각일 뿐이고 일체의 생각이 곧 세상이라는 것도 알 수 있으므로 세상만유라는 것은 오직 생각으로 이루어진 환상이라는 사실이 당연해지는 것이다. 사실이 이러하니 아무리 중요한 일이라 하더라도 허망한 꿈에 불과하지 않겠는가. 죽음도 꿈, 삶도 꿈, 그리고 일체도 역시 꿈일 뿌닝다. 이것이 해탈이다. 

Posted by 파노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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