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2. 불도를 처음 접한 이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항상 중생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 주시고 함께해주셔서 마음속 깊이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우연히 카페를 알게 되었고, 올려주신 글들을 읽고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아 얼마간 혼란 속에서 헤매었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저의 삶에 회의가 들었지만 아니라고 부정하기엔 어느 것 하나 이치에 어긋남이 없으니 삶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여전히 혼란스럽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 잠들 때까지 제 마음속엔 지금, 찰나, 꿈, 기억과 같은 단어들이 떠나질 않습니다. 알듯하면서도 잡히지 않아 조바심만 생깁니다. 스님께서도 저와 비슷한 시기를 겪으셨을 것 같습니다. 처음 불도를 접하게 된 계기와 혼란스러움, 그리고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을 하셨는지 들려주신다면 저에게 너무나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A2. 진정한 삶

당신은 실체가 공한 마음이다. 그리고 삶이란 마음의 움직임인 생각이 스스로 지어내어 스스로 깨닫는 꿈이다. 곧 마음이라는 허공에 부는 생각이라는 바람이 '삶'이라는 동사다. 그러므로 온 사방 팔방이 나의 삶이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이 된다. 단지 아직도 지나날의 오해로 존재하던 '있음의 나'가 남아있고, 그 '나'로 기준을 삼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생각을 다시 지어내고 이는 것이 고난의 길을 선택하게 만드는 이유일 뿐이다. 

이 모든 것은 허공의 바람이 짓는 일이다. 아니, 바람 자체일 뿐이라고 해야 옳다. 기억의 끝에 매달린 미혹이 곧 생각이나, 생각도, 미혹도 그저 바람일 뿐이다. 

후회할 필요가 없다. 본래 없는 놈이 놀았기 때문이며 앞으로도 그것뿐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하며 흘러가도 상관없다. 음식과 집이 없어 얼어 죽게된 자라면 분명 남의 유리창을 깰 것이다. 그것이 자신을 편하게 만드는 길이기 때문이다. 징역살이가 편하다면 누구든 그렇게 할 테지만, 자유롭게 움직이고 싶다면 장사를 하며 여행할 것이고, 수행을 하여 스승이 되고 싶다면 승려가 될 것이다. 무엇이든 상관없으며 무엇이든 달라진 것도 달라질 것도 없다. 

단지 꿈이기에 후회할 것도 없고 걱정할 것도 없다. 달라진다면 바람 같은 생각이 달라질 뿐이다. 지금까지는 언제나 죽음을 걱정한 채로 꿈꾸었지만, 이제는 죽음조차 꿈이라는 것을 알기에 편안한 꿈속의 왕이 되는 것이다. 

자존심이 사라진 존재에게 그 어떤 귀금속이나 명품 옷이 필요하겠는가. 죽음이 두렵고 내가 있을 때는 하루를 사는데 만원도 모자랐다. 그러나 허공 같은 내가 사는 데는 천원도 충분하다. 목탁만 있어도 이 꿈을 즐길 수 있으며, 짐슴보다는 지혜롭기에 재미있는 꿈을 즐길 수도 있다. 

삶이 풍요로워진 것이다. 재물을 모으며 그것으로 산다는 것은 끝없는 수고를 필요로 하지만, 재물 없이 사는 방법을 배우면 아무런 수고도 필요 없다. 재물 모으는 방법은 남을 가난하게 만드는 방법이지만 가난하게 사는 방법은 남을 부자로 만드는 방법이다. 이것이 진정한 삶이다. 

Posted by 파노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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