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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3.02 [불교]숫타니파타 네번째, 시의 장 - 12. 문답, 그 첫째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견해를 고집하면서

서로 의견을 달리하여 싸우고 있다. 

스스로 '진리를 아는 자'라 자칭하며

여러 가지 논쟁을 학 있다. 

"이것을 안 사람은 진리를 아는 자이며

이것을 비난하는 사람은 불완전한 자"라 말하면서. 


그들은 모두 이같이 각기 다른 견해를 품고서

"너(상대방)는 어리석은 자다. 

아직 진리에 이르지 못했다."고 비난한다. 

그들은 모두 "보라, 나야말로 진리를 아는 자"라고

외쳐대고 있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누구의 말이 

과연 진실한 말이겠는가. 


자기 견해만을 고집하고

상대방의 견해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자가 어리석은 자라면,

정말 저질스럽고 무지한 자라면,

각자의 편견만을 고집하고 있는 그들 자신이야말로

어리석은 자, 무지한 자가 아니겠는가. 


또한 자기 자신의 견해에 의해서 정화될 수 있다면,

진리에 이른 자, 예지로운 자가 될 수 있다면,

그들 가운데 지성이 없는 자는 어느 누구도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의 견해는 그 점에서만은

모두 똑같이 완전한 것이 아니겠는가. 


어리석은 자들이 서로 상대방을 헐뜯는 말을 듣고

"이것이 바로 진실이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오직 자기 자신으 견해만을

가장 진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기에 그들은 상대방을

모두 '어리석은 자"라고 단정을 내리는 것이다. 


갑이라는 사람이 "그것이 진리다"라고 말하는 것을

을은 또 이렇게 뒤집고 있다.

"그것은 진리가 아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도처에서 말싸움을 벌이고 있다. 

왜, 무엇 때문에 수행자들조차

동일한 것을 동일하게 말하지 않고 있는가. 


진리는 하나요, 둘일 수 없다. 

그러므로 진리를 안 사람은 다투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진리를 찬양하고 있다. 

그러므로 모든 수행자들은

동일한 것을 동일하게 말하지 않는 것이다.


스스로 진리를 알았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왜 각기 다른 진리를 말하고 있을까. 

그들은 그 각기 다른 진리를 남에게서 들은 것일까. 

아니면 그들 자신의 깊은 사색의 결과일까. 


이 세상에는 여러 가지로 다른 진리가

영구히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람들이 그것을 영구히 존재한다고

상상하고 있을 뿐이다. 

그들은 모두 편견에 붙박혀서

잡다한 생각들을 이리저리 굴려가면서

"내 말은 진리요, 남의 말은 거젓이다"라고

편협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편견과 학문, 계울과 사상, 

이런 것에 근거하여 상대방의 주장을 멸시하면서

그들은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며 기뻐하고 있다.

"내 견해와 상반되는 자는 모두 어리석은 자,

무능한 놈"이라고 비웃으면서. 


자기와 반대 의견을 가진 자는 어리석다고 말하면서

자신을 진리에 이른 완성자로 간주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를 진리의 사도로 자처하면서

다른 사람을 눈 아래로 보고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그는 그릇된 견해로 가득 차 있고

자기 위에는 도무지 사람이 없는 줄 알고 있다.

그리고 또 자신을 완벽하다고 여기며

자신을 현자라고 착각하고 있다. 

그의 그런 잘못된 견해가

그 자신에게 있어서는 이렇듯 완전해 보이기 때문이다. 


만일 상대방이 자기를 어리석은 자라고 말했기 때문에

정말 어리석은 자가 되는 것이라면

그렇게 말한 사람 자신도

상대와 함께 역시 어리석은 자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자신을 '진리를 아는 자'라 칭한다면

이 세상에 어리석은 자는

단 한 사람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나의 가르침 이외에

다른 어떤 가르침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모두 타락한 자, 불완전한 자드이다."라고

이교도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의 가르침만이 순수하다.

이 외의 모든 가르침은 순수하지 않다."라고

이교도들은 자신의 편견을 고집하면서

아집과 독선을 다지고 있다.


자신의 견해만을 굳게 고집하면서

상대방을 어리석은 자라고 보고 있는가.

"너는 어리석다. 너는 잘못되었다."

상대방을 이런 식으로 얕잡아 보고 있는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자신의 입장에 서서

자기 자신을 뛰어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에세는 끝없이 말싸움이 일어난다. 

그러나 이 모든 편견을 버린다면

그 누구도 그에게 말싸움을 걸지 않을 것이다.










Posted by 파노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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