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상식 7]불자가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경전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불교말씀/불교상식 2012. 10. 3. 13:17 |불자(불교신자)가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경전에는 대략 다음의 열 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중요한 경전들이 많지만 그 뜻이 너무 심오하고 넓기 때문에 권장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기뻐하십시오. 불법을 만난 것을 정말 기뻐하십시오. 이 불법의 바다(대장경)에는 정말 없는 것이 없습니다. 음식으로 말하면 온갖 종류의 음식이 다 있기 때문에 식성에 따라 마음대로 골라 먹을 수 있습니다. 필자도 이 고마움을 아는 데 40년이 걸렸습니다.
더없이 깊고 넓고 미묘하신 가르침
기나긴 세월 흘러가도 만나기 어렵네
제가 지금 듣고 보고 마음깊이 지니오니
부처님의 참뜻을 깨닫게 해 주소서
<천수경>의 개경게
1) 관음경
이 경전은 관음신앙의 근본 경전인데 원래는 <법화경>의 제25장(관세음보살보문품)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그 내용면에서나 체제면에서 <법화경>과는 전혀 연관이 없는 독자적인 형태이므로 이를 따로 독립시켜 <관음경>이라 했습니다.
이 경전은 우리나라 중국 일본, 등지에서 예부터 널리 사용되어 왔습니다. 그만큼 이 경전 속에는 가슴에 와 닿는 구절이 많습니다. <제일로 아파하는 마음에> (일지사)라는 필자의 '관음경강의' 책이 있습니다. 약간의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2) 금강경
<반야심경>과 함께 반야부 계통의 경전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경전으로서 <나>에 대한 집착과 <진리>에 대한 집착심을 버리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중국 선종에서 육조 혜능 이후 근본경전으로 사용했으며 우리나라의 조계종에서도 이 경전을 근본경전으로 택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 불자들이 가장 많이 독송하고 있는 경전입니다.
3) 묘법연화경 (법화경)
전 7권 28자으로 구성된 이 경전은 5세기초 구마라집에 의해서 한역되었습니다. 법화경의 주요 내용은 다음의 두 가지입니다. 첫째, 사람은 누구나 부처님이 될 수 있다는 가르침. 둘째, 부처님은 영원 불멸한 존재라는 가르침.
이 경전은 불경 가운데 가장 심오한 경전이므로 진흙 속에 피어난 연꽃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의 이름을 '연꽃같이 미묘한 가르침을 말한 경전'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 경전은 문학성이 짙은데 다음의 일곱 가지 비유는 특히 유명합니다.
첫째, 불타는 집 이야기 (화택유). 둘째, 돌아온 아들의 이야기(궁자유: 이 이야기는 신약성서의 '탕아의 비유' 원형이라고 합니다). 셋째, 약초이야기(약초유). 넷째, 환상의 성 이야기(화성유). 다섯째, 옷 속에 숨겨둔 보배구슬 이야기(의주유). 여섯째, 여의주 이야기(계주유). 일곱째, 의사 이야기(의자유)
4) 반야심경
<천수경>과 더불어 불교행사 때 가장 많이 독송되는 경전입니다. 원래는 <금강경>과 함께 <반야경> 600권 속에 들어 있던 한 부분이었는데 따로 독립되어 단독 경전이 된 것입니다. 내용은 심오한 불법의 이치를 말하고 있기 때문에 이해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보이는 이 현상과 보이지 않는 본질은 결국 하나다'라는 일원론적인 입장이 이 경전으 핵심입니다.
뜻이 어렵거든 그저 무조건 독송만 해도 무한한 공덕이 되므로 예부터 불자라면 누구나 이 반야심경 정도는 외우는 것이 기본으로 돼 있습니다.
5) 법구경
이 경전은 원래 <아함경> 속의 한 경전이었는데 그 내용이 워낙 좋고 시적이어서 독립적으로 <법구경>이라 불리게 된 것입니다. 전체가 시구로 돼 있는 이 경전에는 부처님 말씀이 그대로 살아서 우리 가슴에 울려 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부터 세계 각 나라말로 번역됐으며 가장 널리 읽히고 있는 불교경전이 된 것입니다.
불자라면 적어도 <반야심경> 정도는 외워야 하고 이 <법구경> 정도는 읽어봐야 합니다. 민족사의 경전시리즈 속에 필자가 옮긴 <법구경>이 들어 있습니다.
6) 아미타경
이 경전은 극락세계에 가서 태어날 수 있는 아홉 단계의 자격과 극락세계의 주인이신 아미타불의 능력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미타불의 마흔여덟 가지 약속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습니다. 특히 극락 세계에 대한 신비로운 묘사는 환상문학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가(돌아가신 분)를 천도할 때는 언제나 <금강경>과 함께 이 경전을 독송하는데 <무량수경> <관무량수경>과 함께 정토삼부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이 경전에 대한 해설서가 270여 가지나 됩니다.
7) 아함경
크고 작은 여러 개의 경전들로 구성된 이 <아함경>은 매우 교훈적인 경전으로서 부처님 말씀이 원형 그대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예부터 '근본경전'이라고도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원전은 모두 팔리어로 돼 있으며 스리랑카, 버마(버마의 민족주의자들은 절대로 '미얀마'라는 군대식 이름을 쓰지 않음) 등지에서 잘 보존해 오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출간된 영역본이 있으며 민족사의 경전시리즈 속에도 간추린 번역본이 들어 있습니다.
8) 지장경
지장보살신앙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 이 경전은 독송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업장(죄업)이 소멸된다고 합니다. 돌아가신 부모나 선조들의 왕생극락을 기원할 때 주로 독성되는 경전입니다. 원래 이름은 <지장보살본원경>입니다.
9) 천수경
이 경전은 <반야심경>과 함께 불교의식 때 독송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내용은 주로 관세음보살을 열심히 믿으면 고통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된다는 이고득락을 말하고 있으며 '신묘장구대다라니' 등의 진언이 들어 있어 주술적인 성격도 띠고 있습니다. 아마 일련의 주문들을 각 경전에서 가려 뽑아 지금과 같은 한 권의 독송용 경전으로 재편집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천수경>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경전으로서 1800년대 초에 만들어졌습니다. 주로 염불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이 경전은 아침의 도량석과 불공을 올릴 적에 맨 처음 독송되고 있습니다.
10) 화엄경
이 경전은 불경 가운데 단일 경전으로서는 가장 방대하고 (전 80권) 심오합니다. 그래서 예부터 '화엄의 바다'라고 했습니다. 그 뜻이 바다와 같이 깊고 넓다는 뜻입니다. 부처님의 경지를 종횡무진한 필체로 기록하고 있는 이 경전은 단연 대승경전의 황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이 경전은 깨달음이라는 광대무변한 수면에 나타난 삼라만상의 갖가지 모습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60권에서 제80권에 해당되는 '진리의 세계로 들어가는 장'은 이 경전의 절정입니다.
어린 소년 선재는 남쪽으로 남쪽으로 구도의 여행을 떠나는데 이 구도의 여행에서 그는 53명의 스승들을 차례로 만납니다. 그런데 이 53명의 스승 가운데는 의사도 있고 뱃사공도 있고 장사꾼도 있는 등 삶의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갖가지의 인간 유형들이 총 망라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구도의 마음 앞에서는 계급도 종교도 그 어느 것도 묻지 않는다'는 철저한 구도정신의 표현입니다. 이 경전은 이처럼 방대하고 또 그 문체가 너무 화려하기 때문에 초보자가 읽기에는 좀 장황한 느낌이 들 것입니다. (석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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