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로운 자에게 복을

착하다 황금빛 사슴이여, 

내 영토 안에서는 다들 안전하게 지켜주마


그 옛날 사슴 사냥에 미쳐 사슴고기 없이는 밥을 먹지 못하는 왕이 있었다. 생업에 종사할 수도 없게 날마다 백성들을 불러내어 사슴 사냥에 몰고 나갔었다. 백성들은 의논 끝에 왕궁의 뒤뜰에 사슴의 먹이와 물을 마련해 두고 숲에서 사슴 떼를 몰아다 넣었다. 왕은 뜰에 그득 갇혀 있는 사슴을 바라보며 흐뭇해 하였다. 그 속에서 단 한 마리 황금빛 사슴을 보고 그놈만은 다치지 않도록 시종들에게 명령했다. 이때부터 왕은 끼니때가 되면 사슴 한 마리씩을 활로 쏘아 잡았다. 사슴들은 활을 볼 때마다 두려워 떨면서 이리 뛰고 저리 뛰다가 살에 맞아 죽어갔다. 황금빛 사슴은 많은 동료들이 살에 맞아 피를 흘리며 신음하는 것을 보고, 이제부터는 차례로 정하여 이편에서 스스로 잡혀주기로 하였다. 

이날부터 왕은 몸소 활을 쏘지 않아도 되었다. 제 발로 다가서는 사슴을 요리사가 잡아갔다. 그런데 하루는 새끼를 밴 사슴의 차례였다. 이런 사정을 안 황금빛 사슴은 자기가 대신 죽기로  작정했다. 다가오는 황금빛 사슴을 보자 요리사는 왕에게 달려가 그 사실을 알렸다. 

왕은 그 사슴을 보고 말했다. 

"너만은 죽일 생각이 없는데 어째서 여기 나와 꿇고 있느냐?"

"임금님, 새끼 밴 사슴의 차례가 되었기에 제가 대신 죽으려고 합니다."

이 말을 들은 왕은 속으로 크게 뉘우쳤다. 

"나는 너처럼 자비심이 많은 자를 사람들 속에서도 보지 못했다. 너로 인해 내 눈이 뜨이는 것 같구나. 일어나라, 너와 암사슴의 목숨을 살려주리라."

"임금님, 둘만의 목숨을 건질 수 있다 하더라도 다른 사슴들은 어찌 되겠습니다?"

"좋다, 그들의 목숨도 보호하리라."

"네 발 가진 저희는 안전하게 되더라도 두 발 가진 새들은 어찌 되겠습니까?"

"좋다, 그들도 보호하리라."

"새들은 안전하겠지만 물속에 있는 고기는 어찌 되겠습니까?"

"착하다, 황금빛 사슴이여. 내 영토 안에서는 그들도 안전하게 해주리라."

황금빛 사슴은 왕의 눈을 뜨게 한 후 남은 사슴들과 같이 숲으로 돌아갔다. 

<자타카 12>










Posted by 파노카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