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말씀]살아 있는 것들의 행복을 위하여
불교말씀 2012. 7. 22. 18:11 |살아 있는 것들의
행복을 위하여
난폭한 것을 두려워하는 모든 생물에 대해서
폭력을 거두어야 한다.
모든 것은 폭력을 두려워하고
죽음을 두려워한다
이 이치를 자기 몸이 견주어
남을 죽이거나 죽게 하지 말라.
<법구경 129>
모든 생명은 안락을 바라는데
폭력으로 이들을 해치는 자는
자신의 안락을 구할지라도
뒷세상의 안락을 얻지 못한다.
<법구경 131>
* 초기 교단의 생활규범을 기록한 율장을 보면, 어떤 비구가 사형수를 가엾이 여긴 끝에 형장에 가서 형을 집행하는 관리에게 '그를 괴롭혀서는 안 되니 단번에 죽이십시오'라고 했다. 집행자는 그대로 단번에 죽이고 말았다. 이 소식을 듣고 부처님은 그 비구에게 교단으로부터 떠날 것을 명했다. 남을 죽게 해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불교의 사형 반대는 생명 존중에 그 근거를 둔다. 원시불교에서는 무기나 술, 혹은 동물, 인신을 매매하는 자는 불교신자가 될 자격이 없다고 엄하게 막았다. 무기를 파는 자는 죽음의 상인이기 때문이다. 안락사마저 불교 교단에서는 허용하지 않았다. 불교의 이와 같은 철저한 생명 존중 정신은 인류의 사상으로서 앞으로도 영원히 전해질 것이다.
산 것을 몸소 죽여서는 안 된다.
또 남을 시켜 죽여서도 안 된다.
그리고 죽이는 것을 보고 묵인해도 안 된다.
난폭한 짓을 두려워하는 모든 생물에 대해서
폭력을 거두어야 한다.
<숫타니파타 394>
어떤 생명이든지 자기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마찬가지로 다른 생명도 저마다 자기를 소중히 여긴다. 그러므로 자기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남을 해쳐서는 안 된다.
한 번 태어나는 것이거나
두 번 태어나는 것이거나
이 세상에 있는 생물을 해치고
동정심이 없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숫타니파타 117>
* 한 번 태어나는 것은 태에서 나는 것이고, 두 번 태어나는 것은 알에서 나는 것. 알은 다시 부화되어야 하기 때문.
목숨 있는 것을 제가 죽이거나 남을 시켜 죽이거나, 수단을 써서 죽이거나 칭찬하여 죽게 하거나, 죽이는 것을 보고 기뻐하거나 주문을 외워 죽여서는 안 된다. 즉, 죽이는 인(직접원인)과 죽이는 연(간접원인)과 죽이는 방법과 죽이는 업으로 목숨 있는 것을 죽여서는 안 된다. 보살(구도자)은 항상 자비스런 마음과 공손한 마음으로 모든 중생(이웃)을 구원해야 할 터인데, 도리어 방자한 생각과 통쾌한 마음으로 산 것을 죽인다면 그것은 큰 죄가 된다.
* 이것이 대승 보살계의 제1계다. 살생뿐 아니라 살생의 기구까지도 지녀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인간 의식의 가장 절실한 사실은, 나는 살려고 하는 생명에 둘러싸인 살려고 하는 생명이라는 것.' 생명의 존엄성을 신앙처럼 여기던 아프리카의 성자 알버트 슈바이쳐의 말이다. 인간의 진정한 윤리란, 모든 생물에 대해서 끝없이 확산된 책임이라고 그는 힘주어 말한다.
마하트마 간디는 그의 자서전에서 이런 말을 하고 있다. '두루 계시고 속속들이 꿰뚫어보고 계시는 신을 똑똑히 보려면, 가장 하잘것없는 미물일지라도 내 몸처럼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계속해서 그의 말.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을 평등하게 보는 일은 자기 정화 없이는 불가능하다. 자기 정화 없이 아힘사의 법칙을 지킨다는 것은 한낱 허망한 꿈이다.' 내 자신이 빛을 지니고 있지 않으면서 어떻게 다른 사람과 빛을 나눌 수 있겠는가.
불자들은 칼이나 몽둥이, 활, 화살, 창, 도끼 등 싸우는 기구를 마련해 두지 말라. 그물이나 올가미나 덫과 같이 산 것을 잡는 기구도 마련해 두어서는 안 된다. 보살은 자기 부모를 죽인 사람에게도 원수를 갚지 않는데, 하물며 아무 죄도 없는 중생을 죽여서 되겠느냐.
<범망경>
* 서양의 휴머니즘이 인간 중심의 사상이라면, 동양의 자비는 인간 중심이 아니라 생명 주심의 사상이다. 인간 중심에는 다른 생물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결핍될 뿐 아니라, 피부 빛깔이나 인종의 차별 등 배타적인 갈등이 따른다. 그러나 평등한 생명의 차원에서는 이런 차별이나 갈등이 있을 수 없다.
경전에 의하면, 살생을 저지르면 우리 심성에 갖추어진 자비의 종자도 함께 죽어버린다고 한다. 조그만 미물을 죽일 때라도 살기가 작용하기 때문.
소위 인류의 평화와 자유를 내세우고 있는 오늘날의 강대국들. 그들은 인간을 대량 학살할 수 있는 온갖 무기를 만들어 내어 장사에 재미를 보고 있다. 심지어 인권 문제를 내세워 무기를 '파네, 안 파네' 큰 소리 쳐가면서 '죽음의 상인' 노릇을 자행하고 있다. 이런 작태가 국제사회에서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한, 인류 평화의 길은 멀고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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