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말씀]고기는 내 부모의 살
불교말씀 2012. 7. 24. 11:43 |고기는 내 부모의 살
산 목숨을 잡아먹는 것은 내 부모 형제를 죽이고
내 옛몸을 먹는 일이나 마찬가지다
중생들이 끝없는 옛적부터 고기 먹는 습관으로 그 맛에 탐착하여, 번갈아 서로 죽이며 생사의 괴로움을 받는다. 고기를 먹는 사람은 중생의 큰 원수이며 자비의 종자를 끊게 된다는 것을 알아라. 내 제자가 내 가르침을 듣고도 고기를 먹는다면 그는 곧 백정의 자손이다. 그는 내 제자가 아니고 나는 그의 스승이 아니다.
보살은 온갖 고기를 부모의 피와 살로 생각해야 한다. 짐승이 고기 먹는 사람을 대하면 놀라고 두려워하니 고기를 먹는 것은 짐승과 큰 원한을 맺는 일이 된다. 보살은 자비를 베풀고 중생을 거두어주기 위해서라도 먹지 말아야 한다.
세상에 있는 고기치고 생명 아닌 것이 없다. 만일 고기가 생명으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라면 내가 왜 사람들이 먹는 것을 막겠느냐. 그러므로 나는 고기 먹는 것을 죄라고 말하며ㅡ 자비의 종자를 끊기 때문에 먹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 <열반경>에도 이와 같은 내용이 나온다. 요즘 우리나라는 국내에서 나는 쇠고기만으로는 왕성한 식욕에 충당할 수 없어, 막대한 외화를 들여가며 외국에서까지 수입해다 먹고 있는 실정이다. 쇠고기 없이는 밥을 먹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말이 그야말로 웃기는 이야기로밖에 들리지 않을 것이다. 신이 사람의 고기맛을 돕기 위해 짐승을 창조했다면 이도 또한 웃기는 소리 아닐까?
불자는 자비한 마음으로 산 목숨을 놓아주는 일을 해야 한다. 따지고 보면 육도 중생이 모두 내 아버지요 어머니다. 그러므로 산 목숨을 잡아먹는 것은 곧 내 부모 형제를 죽이고 내 옛몸을 먹는 일이나 마찬가지다. 누가 짐승을 죽이려고 하거든 방편으로 구원하여 재난에서 벗어나게 해주어라. <범망경>
* '혜통이 출가하기 전, 그의 집은 서라벌 남산의 서쪽 온천 골짜기 어귀에 있었다. 하루는 집 동쪽 시냇가에서 놀다가 한 마리의 수달을 잡아, 고기는 해먹고 그 뼈를 동산에 버렸다. 이튿날 아침 살펴보니 동산에 버린 그 뼈가 어디론지 사라지고 없었다. 이상하게 여긴 그는 핏방울이 떨어진 자취를 따라 찾아가 보았다. 수달의 뼈는 전에 살던 굴로 되돌아가 낳은지 얼마 안 된 다섯 마리의 새끼를 안고 있었다. 그는 이 광경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따. 짐승의 지극한 모성애에 감동한 나머지 자기 잘못을 크게 뉘우치고, 문득 세상을 버리고 출가하였다. 이름을 혜통이라 고쳤다.'
<삼국유사 권5>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다시 슈바이처 박사의 말을 들어본다.
'나는 나무 잎사귀 하나라도 의미 없이는 뜯지 않는다. 한 오리의 들꽃도 꺾지 않는다. 벌레도 밟지 않도록 조심한다. 여름밤 램프 밑에서 일할 때, 많은 날벌레들이 날개가 타서 책상 위에 떨어지는 것을 보는 것보다는, 차라리 창문을 닫고 무더운 공기를 호흡한다.;
인간에게 힘과 지혜가 주이전 것은 약한 자를 억업하고 해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을 이해하고 도와주기 위해서가 아닐까. 우주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생명체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서로서로 때문에 존재하고 있다. 그러니 서로가 서로의 한 부분이다. 증오나 원한의 칼로 남을 해치려고 한다면, 그 칼이 먼저 자기 자신을 찌르지 않고는 맞은편에 닿을 수 없다. 명심할 일이다.
깊은 산속 불법은 바위가 그것
큰 바위 작은 바위 저마다 둥글다
거짓 부처님을 만드느라고
공연히 벼랑 깨어 법신 상했네.
-백운거사 <금강산 내 석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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