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웃고 무엇을 기뻐하랴

세상은 끊임없이 불타고 있는데

그대는 암흑에 둘러싸인 채

어찌하여 등불을 찾지 않는가


보라, 이 꾸며 놓은 몸뚱이를

육신은 상처 덩어리에 불과한 것

병치레 끊일 새 없고 욕망에 타오르고

단단하지도 영원하지도 못한 껍데기


이 몸은 늙어서 시들고

터지기 쉬운 질병의 주머니

썩은 육신은 마디마디 흩어지고

삶은 반드시 죽음으로 끝난다


목숨이 다해 정신이 떠나면

가을 들녘에 버려진 표주박

살은 썩고 흰 뼈다귀만 뒹굴 텐데

무엇을 기뻐할 것인가


뼈로써 성곽을 이루고

살과 피로 포장이 되었다

그 안에 늙음과 죽음

자만과 거짓이 도사리고 있다


화려한 황의 수레도 닳아 없어지고

이 몸도 그와 같이 늙어 버리지만

선한 이의 가르침은 시들지 않는다

선한 사람들끼리 진리를 말하므로


배움이 적은 사람은

황소처럼 늙어간다

육신은 살이 찌지만

그의 지혜는 자라지 않는다


이 집 지은 이를 찾아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하였지만

찾지 못한 채 여러 생을 보냈다

생존은 어느 것이나 괴로움이었다


집을 지은 이여

이제 그대를 알게 되었다

그대는 또다시 집을 짓지 않으리

기둥은 부서지고 서까래는 내려앉았다

마음은 만물에서 떠나고

육체의 욕망은 말끔히 씻어 버렸으니


젊었을 때 수행하지 않고

정신적인 재산을 모아 두지 못한 사람은

고기 없는 못가의 늙은 백로처럼 

쓸쓸히 죽어갈 것이다


젊었을 때 수행하지 않고

정신적인 재산을 모아 두지 못한 사람은

부러진 활처럼 쓰러져 누워

부질없이 지난 날을 탄식하리라


Posted by 파노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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