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말씀]바람이 나뭇가지를 스치듯
불교말씀 2012. 8. 3. 16:09 |바람이 나뭇가지를 스치듯
만약 모든 고뇌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만족할 줄을 알아라
덕행을 닦는 총명한 사람은 산마루에 타오르는 불꽃처럼 빛난다. 벌이 먹이를 모으듯이 부지런하게 일하면 그의 재산은 저절로 불어난다. 마치 개미집이 부풀어오르듯이.
이와 같이 하여 재산을 모은 그는 집안에 복과 이익을 가져오는 가장이 된다. 그 재산을 네 몫으로 나누라. 그중 한 몫은 생활비에 쓰고, 두 몫은 가지고는 사업을 계쏙하고, 나머지 한 몫은 예치해 두라. 그러면 가난을 미리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한 어리석은 사람이 있었다. 그는 잔칫날을 앞두고 손님들에게 대접할 우유를 짜 모으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날마다 우유를 짜서 모으면 저장할 그릇도 마땅치 않고 그 맛도 변할 것이다. 그러니 아예 소 뱃속에 우유가 고이도록 놓아 두었다가 한꺼번에 짜는 것이 좋겠다.' 그래서 그는 송아지마저 따로 떼어 두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 잔칫날이 돌아왔다. 그는 소를 끌고와 우유를 짜려고 했다. 그러나 젖은 계속해서 짜내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리 짜도 나오지 않았다. 잔치에 온 손님들은 그 사정을 듣고 다들 주인을 비웃었다.
어리석은 사람도 그와 같다. 그는 남에게 보시를 하려다 말고 '재산이 많이 모이면 그때 가서 한꺼번에 보시하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재산은 많이 모이기도 전에 수재, 화재, 혹은 관청이나 도둑의 약탈로 인해 잃어버릴 염려가 있다. 또는 갑자기 목숨을 잃어 알맞은 시기에 보시할 수 없게 된다.
가난한 이가 와서 달라고 하면 분수대로 나누어 주라. 한몸처럼 두루 가엾이 여기면 이것이 참 보시이며, 나와 남이 둘 아닌 것이 한몸이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 우리들의 살림살이 아닌가.
* '네가 무엇을 남에게 준다면 그것은 모두 네 것이 되고, 네가 가지고 있는 것은 모두 네 것이 아니다.' 인도의 구루(스승) 나낙의 말. 그러니 크게 주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
'헐벗은 사람에게 옷을 줌으로써 왜 굴욕을 느끼게 하는가. 자신의 노동으로 옷을 살 돈을 벌도록 그들에게 일거리를 주라.' 일시적인 도움보다는 근본적인 도움이 진짜 도움이라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
베풀 때에는 베푼다는 생각 없이 보시를 행하라. 참다운 보시는 베푼 사람도 없고 베푼 물건도 없고 베품을 받는 사람도 없다.
<대품반야 습응품>
보살은 무엇에 집착하여 보시해서는 안 된다. 즉 형체에 집착함이 없이 보시해야 하며, 소리나 냄새나 맛이나 감촉이나 생각의 대상에 집착함이 없이 보시해야 한다. 이와 같이 보시하되 보시했다는 생각의 자취마저 없어야 한다.
<금강경>
* 아무 조건도 바라는 것도 없이 베푸는 것을 무주상 보시라고 한다. 베푼 사람도 받는 사람도 베푼 물건에 대한 일체의 관념에서 벗어난 보시, 마치 바람이 나뭇가지를 스치고 지나가듯이 하는 보시야말로 참다운 보시다. 이를 가리켜 삼륜 청정, 삼륜 공적이라고 한다.
욕심이 많은 사람은 이익을 구하는 일이 많으므로 번뇌도 많지만, 욕심이 적은 사람은 구함이 없어 근심 걱정도 적다.
만약 모든 고뇌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만족할 줄을 알아라. 넉넉함을 아는 것은 부유하고 즐거우며 평온하다. 그런 사람은 비록 맨땅 위에 누워 있을지라도 편안하고 즐겁다. 그러나 만족할 줄을 모르는 사람은 설사 천상에 있을지라도 그 뜻에 흡족하지 않을 것이다.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부유한 듯하지만 사실은 가난하고,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가난한 듯하지만 사실은 부유하다.
<유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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