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 제7장 - 새벽의 사람
불교말씀/법구경 2014. 2. 1. 16:49 |90. 나그네는 마침내 고향집에 이르렀다.
저 영원한 자유 속에서
그는 이 모든 슬픔으로부터 벗어났다.
그를 묶고 있던 오랏줄은 풀리고
이 삶을 태우던
그 헛된 야망의 불길은
이제 꺼져버렸다.
91. 멀리 더 멀리 보는 이는
높이 더 높이 난다.
그는 결코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
흰새가 호수를 떠나 하늘 높이 날 듯
그는 이 집착의 집을 떠나 높이,
더 높이 난다.
92. 음식을 지혜롭게 절제하며
니르바나의 길을 가고 있는 그를
뉘 감히 쫓아갈 수 있단 말인가.
부귀영화를 거부하고
니르바나의 하늘 높이 나는 그를.
니르바나의 하늘은 처음도 끝도 없나니
그는 마치 창공을 나는 새와 같아서
평범한 우리가 뒤쫓기는 매우 어렵다.*
* 어려운 일이다. 부귀를 거부한다는 것은, 명예를 거부한다는 것은, 그리하여 저 불멸의 길을 간다는 것은 아 아, 차라리 죽기보다 더 어렵고 또 어려운 일이다.
93. 저 자유의 하늘 높이 나는 그를
니르바나의 그 길을,
뉘 감히 뒤쫓아갈 수 있단 말인가.
니르바나의 하늘은 처음도 끝도 없나니
여기 헛된 야망은 사라지고
탐욕의 미친 불길 꺼져 버렸다.
그는 마치 창공을 나는 새와 같아서
평범한 우리가 뒤쫓기는 매우 어렵다.
94. 마부가 말을 길들이듯
감각을 지혜롭게 절제하는 이,
그는 헛된 야망과 자만심에서 벗어난다.
이제 저 하늘의 신들조차도
축복의 꽃비 뿌리며 그를 찬양한다.
95. 그는 대지와 같이 모든 걸 포용한다.
그는 저 돌기둥처럼 든든하다.
그는 호수처럼 깊고 맑다.
삶과 죽음이 끝없이 반복되는
윤회, 이 악순환으로부터
그는 멀리 벗어나 있다.
96. 그는 그 영혼의 빛 속에서
그는 그 자신의 자유를 발견한다.
거친 사고(생각)의 물결은 자고
뒤틀린 언어의 바람*은 잔잔하다.
보라, 그의 행위는
이제 생명의 리듬을 타고 있다.
* 여기 '뒤틀린 언어의 바람'이란 무엇인가. 언어를 이용하여 교묘하게 속임수를 쓰거나 아니면 내용 없는 언어의 유희(관념의 유희)를 말한다. 이점에서 본다면 '철학은 언어의 게임'이라고 말한 비트겐슈타인의 말은 전적으로 옳다.
97. 그 어떤 것에도 의지하지 않는 이,
저 영원의 진리(니르바나)를 깨달은 이,
삶의 이 속박*을 끊어버리고
그 유혹마저 물리쳐 버린 이,
그리고 욕망을
멀리 저 멀리 던져 버린 이,
그 사람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인간이 아니겠는가.
* '삶의 속박'이란 무엇인가.
사돈의 팔촌으로 얽히고 설킨 '인간 매듭'을 말한다. 그 매듭에서 야기되는 갖가지 구속력을 말한다. "가족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는 부처님의 말이나, "갈을 주려고 이 세상에 왔다"는 말은 바로 이 핏줄로 얽힌 매듭을 풀어버리라는 말이다. 이 매듭을 풀지 않는 한 해탈은, 저 영혼의 자유는 불가능하다. 내 아내, 내 가족이 그대의 가슴 속에 못박혀 있는 한 거기 불멸의 길을 향한 나그네가 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문]그렇다면 이 속세에 살면서 깨달음을 얻은 성자 까비르(Kabir)를 어떻게 평해야 하는가.
[답]까비르 같은 성자는 비록 이 속세의 온갖 핏줄 관계 속에 묻혀 살았지만 그러나 그는 이미 이 핏줄에 대한 애착에서 초월해 버렸다. 가족에 대한 애착을 끊어버린 사람은 어디서 어떻게 살든지 그가 살고 있는 곳이 그대로 니르바나의 땅인 것이다. 그러나 비록 근엄한 성직자의 옷을 입었다 해도 그 마음 속에 아직도 가족에 대한 애착의 고리가 남아 있다면 그가 사는 곳은 어디든지 감옥이다. 인간고의 감옥이 아닐 수 없다.
98. 도시면 어떻고 시골이면 어떤가
산 속이면 어떻고
또 시장바닥이면 어떤가
그 영혼이 깨어 있는 이에게는
이 모두 축복의 땅인 것을.*
* 축복은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안으로부터 솟아 나오는 것이다. 저 땅 속에서 솟아 나오는 샘물처럼...
99. 사람이 살지 않는 저 산 속은
그에게는 축복의 곳이거니
그는 이제 욕망의 무거운 짐 벗어 버렸다.
세상사람들 알지 못하는 그 즐거움을
그는 그곳에서 홀로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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