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4.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에게

욕망은 마치 덩굴처럼 자란다. 

그는 과일을 찾는 원숭이처럼

이 나무에서 저 나뭇가지로

옮겨다닌다.*


* 인간의 일생은 원숭이와 같다. 욕망의 과일을 찾아 이 나무에서 저 나뭇가지로 옮겨다니는 워눙이와 같다. 그래서 불교경전에서는 인간의 마음을 원숭이에 비유하여 '심원'이라고 했다. 



335. 그리하여 그의 욕망이 

그 자신을 뒤덮게 되면

거기 고통도 그에 따라 증가한다. 

비를 맞은 저 잡풀이 무성하게 자라듯. 



336. 그러나 정복하기 어려운 이 욕망을

능히 정복한 사람에게는

고통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저 연잎 위에서

물방울이 굴러 떨어지듯. 



337. 여기 모인 그대들에게 이르노니

저 잡초를 뿌리채 뽑아 버리듯

이 욕망을 뿌리채 뽑아 버려라. 

그리하여 거센 물살이

갈대를 쓰러뜨리듯

마라(악마)가 그대를

쓰러뜨리지 못하게 하라. 



338. 가지가 잘려도

그 뿌리가 상하지 않으면

저 보리수나무는 자꾸자꾸 되살아나듯

욕망을 뿌리째 뽑아 버리지 않는 한

욕망으로 하여 야기되는

삶의 이 고통은

자꾸자꾸 되살아난다. *


* '욕망을 뿌리째 뽑아 버리라'는 말은 '욕망의 에너지를 불멸을 향한 그것으로 변형시켜라'는 말이다. 즉 욕망을 없애버리는 것이 아니라(욕망은 없앤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변형시키는 것이다. 저 구도의 열정으로 변형시키는 것이다. 욕망이라는 이 에너지가 없다면 여기 구도의 열정도 없다. 왜냐면 이 둘은 결국 같은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같은 에너지의 액체현상과 기체현상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339. 여기 '서른여섯 개의 물줄기'는

저 욕망을 향하여 거세게 흐르고 있다. 

이 흐름은 마팀내

그를 휩쓸어 가버리나니

욕망의 환상에 가득 차 있는 그를. 


* 서른여섯 개의 물줄기: 그저 '수많은 욕망의 갈래' 정도로 이해하기 바란다. 이렇듯 욕망의 흐름을 서른여섯 가지로 나눈 것은 후대의 불교학자들에 의해서이다. 단순히 '많다'는 표현이 이런 식으로 '서른여섯 가지'로 체계화되면서 생동감 넘치는 불교의 가르침은 딱딱하게 교리화된 것이다. 그래도 좀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 분을 위하여 여기 '서른여섯 가지 욕망의 물줄기'를 설명한다. 우리의 여섯 감각기관이 여섯 감각대상과 만나면 다음의 세 가지 욕망이 생긴다. 

첫째, 감각적인 충족욕구

둘째, 좀더 지속시키려는 지속욕구

셋째, 확장하려는 번영욕구

이를 모두 합하면 '36개의 욕망의 물줄기'기 된다. 



340. 이 욕망의 물줄기는

사방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이 욕망의 덩굴은

사방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이 욕망의 덩굴이 자라는 것을 보거든

그대여 뿌리째 뽑아 버려라. 

저 지혜의 검을 높이 들어...



341. 이 욕망의 기쁨은

사방으로 뻗어나간다. 

그대는 욕망에 빠지면서

또 다른 욕망을 찾아 헤매고 있으므로

여기 삶과 늙음의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다. 



342. 아이들에게 쫓기는 산토끼처럼

우리는 욕망에 쫓기고 있다. 

속박과 집착의 덫에 걸려

우리는 자꾸자꾸 고통을 당하고 있다. 



343. 아이들에게 쫓기는 산토끼처럼

우리는 욕망에 쫓기고 있다. 

그러므로 수행자는 욕망을 정복하여

다시는 욕망의 침해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344. 욕망의 숲을 나온 사람이

다시 욕망의 숲으로 되돌아간다면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는 감옥에서 해방되었다. 

그러나 그는

그가 있던 감옥으로 되돌아갔다. 



345. '나무로 만든 족쇄와

쇠로 만든 수갑

그리고 제아무리 질긴 밧줄이라도

그것들보다 더 질기고 강한

족쇄가 여기 있다.'

이렇게 현자들은 말했나니. 


'욕망과 재물에 대한 탐심

그리고 남편(아내)과

자식들에 대한 애착

이것이야말로

가장 질기고 강한 족쇄다.'

이렇게 현자들은 말했나니.*


* 사랑이라는 이름의 이 애착은 도저히 벗어날 수 없다. 핏줄에 대한 이 애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 싯달타(젊은 시절 부처님 이름)처럼 한밤중에 집을 뛰쳐나가는 것이다. 가정이라는, 가족이란느, 이 감옥으로부터 무조건 탈출하고 보는 것이다. 여기에는 물론 책임회피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그러나 서양인들은 부처님의 이 야반도주를 일러 '위대한 포기(The great renunciation)'라 부르고 있다. 

그러나 잠깐, 여기 내 말에 귀를 모으기 바란다. 친구여 착각하지 말라. 그대는 싯달타가 아니다. 어설프게 시달타를 흉내내어 가족을 버리고 집을 뛰쳐나가려 하지 말라. 그대 가족은 그대가 책임저야 한다. 구도자는 결코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다. 싯달타의 경우는 그 당시의 정치적인, 그리고 사회적인 제반상황이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가족을 버리고 야반도주라는 최후의 방법을 택했던 것이다. 



346. '이 속박들은

아주 부드럽고 달콤하지만

그러나 여기 한번 얽혀들게 되면

이제 벗어나기가 아주 어렵다.'

이렇게 현자들은 말했나니


그러므로 용기 있는 사람들은

이 족쇄를 끊어 버리고

이 세상을 떠나서, 

이 쾌락의 삶을 떠나서

저 니르바나의 길을 향해 나아간다. 



347. 욕망의 노예가 된 사람은

이 욕망의 물살에 휩쓸려

어디론지 가 버리고 만다. 

저 거미가 그 자신을 뽑아낸

그 거미줄에 얽혀버리듯. 


그러므로 현명한 사람은

이 욕망의 족쇄를 부숴 버리고

요직 저 니르바나를 향해 나아간다. 



348. 과거에 대한 집착도 버리고

미래에 대한 집착도 버리고

현재에 대한 집착도 버려라. 

그런 다음 저 니르바나를 향해

나아가라. 


그리하여 그대 마음이

이 모든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게 되면

그대는 이제

이 탄생과 죽음의 악순환 속으로

다시는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


* 인간이 무지의 상태로 죽게 되면 그는 자꾸자꾸 다시 태어나게 된다. 그러나 그가 지혜의 불꽃으로 구워졌을 때는, 완전한 인간(깨달은 인간)으로 죽게되면 그는 더 이상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는다. - 슈리마드 바가바땀 -



349. 생각의 실타래가 얽히고 꼬여

그 균형을 잡지 못하게 되면

탐욕의 불길은 더욱 거세어진다. 

그리고 이를 즐겁다고 생각한다면

욕망은 더더욱 증가하게 되고

이에 따라 그 구속력도 더하게 된다. *


* 탐욕의 불길을 잡기 위해서는 먼저 생각의 흐름을 조정해야 한다. 생각의 실타래로 하여금 제머대로 얽히지 못하게 해야 한다. 즉 다시 말하자면 생각을 여기저기로 마구 분산시키지 말고 어느 한 지점으로 모아야 한다. 



350. 그러나 그 생각의 흐름에 균형이 잡혀 

탐욕이 몰고 오는 고뇌를

깊이 관찰하는 사람은

언제나 그 영혼의 새벽에 와 있다. 

욕망의 불길은 여기

더 이상 타오르지 않을 것이며

태어나고 죽는 이 악순환도

더 이상 없을 것이다. 



351. 저 니르바나에 이른 사람은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다. 

여기 욕망의 불길은 꺼졌으며

무지의 기나긴 밤은 갔다. 


그는 마침내

삶의 이 가시들(고뇌와 고통들)을

뽑아 버렸나니

태어나고 죽는 이 악순환 속에서

지금 이 육체는

그의 마지막 몸이 될 것이다. 



352. 그는 욕망으로부터 해방되었다. 

그는 집착으로부터 벗어났다. 

모든 경전의 언어와

그 뜻에 통달한 그는 깨달은 성자다. 

태어나고 죽는 이 악순환 속에서

지금 이 육체는

그의 마지막 몸이 될 것이다. 



353. 나는 모든 것을 정복했고

나는 모든 것을 알아버렸다. 

내 삶은 다시 순수해졌으며

나는 이 모든 것에 대한 집착을 놓아 버렸다. 

그리고 탐욕으로부터 해방되었으며

나는 마침내 내 스스로 길을 찾았다. 

아, 아, 이제 누구를

내 스승이라 불러야 하는가. *


* 아무것도 알지 못할 때 우리는 순진한 어린아기다. 그러나 산전수전 다 겪고 모든 걸 남김 없이 알아버렸을 때 우리는 순수해진다. '순진'과 '순수'는 이처럼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이다. 



354. 진리의 선물보다 더 좋은 선물이 없고

진리의 맛보다 더 좋은 맛이 없고

진리의 기쁨보다 더 좋은 기쁨은 없으며

욕망의 소멸보다 더 좋은 승리는 없다. 



355. 저 니르바나의 길을 가지 않으면

재물은 어리석은 자를 파멸시킨다.

그는 재물 모으기에 혈안에 되어

그 자신을 파멸시키고

동시에 다른 사람까지 파멸시킨다. *


* 이 삶의 진정한 목표를 잃어버릴 때 우리는 돈벌기에 혈안이 된다. 그러나 그렇게 모은 그 돈은 결국 범아가리로 들어가 버리고 만다. 뼈가 빠지도록 긁어모은 돈은 나 자신의 뜻과는 전혀 관계없이 어이없게 다 날아가 버리고 만다. 생각해 보라. 정말 복통이 터질 일이다. 친구여, 너무 돈! 돈! 하지 말라. 그 돈도 이제 소용없을 때가 온다. 



356. 잡초는 밭을 망쳐 버리고

탐욕은 우리를 망쳐 버린다. 

그러므로 

이 탐욕에서 벗어난 이를 돕게 되면

거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357. 잡초는 밭을 망쳐 버리고

미움은 우리를 망쳐 버린다. 

그러므로

이 증오심에서 벗어난 이를 돕게 되면

거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


* 자기를 다른 사람의 처지에 놓아보면 남에게 느끼는 질투나 증오가 없어질 것이다. 또 다른 사람을 자기의 처지에 놓아보면 자만심이나 자아도취가 많이 줄어들 것이다. -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어느 책에서 - 



358. 잡초는 밭을 망쳐 버리고

무지는 우리를 망쳐 버린다. 

그러므로 

이 무지에서 벗어난 이를 돕게 되면

거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359. 잡초는 밭을 망쳐 버리고

욕망은 우리를 망쳐 버린다. 

그러므로

이 욕망으로부터 벗어난 이를 돕게 되면

거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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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노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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